김성훈 대표이사
김성훈 대표이사

국토교통부 주최 ‘2022 제15회 VE 경진대회 및 콘퍼런스’가 지난 9월 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돼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일산 킨텍스에서 ‘스마트건설엑스포’와 함께 대면행사로 규모가 확대돼 보다 성황리에 치러졌다. 설계 VE(Value Engineering)는 2000년에 500억 이상 공공사업에 의무화되었으며, 2006년부터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75조에 따라 ‘총공사비 100억 이상 공공건설공사’에 확대 적용되어 건설사업 가치를 향상시키고 사업 발전을 도모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발주청 VE 경진대회라고 불렸던 기존 VE경진대회와 달리 민간기업 참여를 독려하여 다양한 VE 프로젝트로 20개의 공공기관·민간기업이 참여하여 수상자를 선정했다. 최우수상에는 공공부문 ▲인천국제공항공사, 민간부문은 ▲(주)아이엠이엔에이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우수상은 ▲부산시와 ▲한국도로공사가 공동 수상했다.
공공부문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 Landsiede 조경공사(2공구) 설계VE’ 과업으로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과업은 조경공사 특성을 고려해 조경분야 외부위원과 조경분야 유지관리 자회사 소속 내부위원으로 구성하여 우수한 성과를 냈다. VE 활성화·내실화를 위해 자체 VE 업무기준을 수립하고 대상 사업을 공사비 100억 이상에서 50억 이상으로 확대 시행하는 등 탄탄한 VE 운영체계를 구축·운영해왔다.

민간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아이엠이엔에이는 ‘2020년 부안군 (깊은금항, 벌금항) 어촌뉴딜 기본 및 실시설계VE’ 과업으로 깊은금항과 벌금항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자원 개발 목적으로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설계VE 대안을 제안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내 설계VE는 공공청사, 학교, 문화체육시설, 병원, 아파트 등 다양한 건축시설물의 신축 및 리모델링사업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대다수 토목, 항만, 플랜트 분야에서도 수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연평균 5,000억 원 이상의 국가예산 절감과 공공프로젝트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VE는 “왜(WHY)?”라는 질문을 통하여 우리가 추구하는 건축·건설행위의 본질을 파악하고, 기능분석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창조적인 아이디어 발상을 통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창의적 발상 기법이다. 최소의 생애주기비용(LCC)으로 최상의 가치를 얻기 위해 여러 분야가 협력하여 대안을 창출하는 체계적인 활동을 통해 건축산업 가치 향상과 국가예산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VE를 잘 활용하면, 예산 절감을 포함한 대상 프로젝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적절한 VE 수행 시기, 제반 여건이 미비하여 효과를 잘 못 거두는 사례도 있다.

국내 설계 경제성 등 검토(설계VE·Value Engineering)는 도입 초기와 비교하면 활성화 되었다고는 하나 VE 수행 시 내실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공적인 VE 수행을 위해서는 첫째, 적절한 시점에 VE가 수행돼야 한다. 설계VE는 기술자문회의나 설계심의회의 전 발주청이 적기로 판단하는 시점에 VE를 수행토록 제시하고 있지만, VE 수행의 최적의 시기는 설계에 제안된 VE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한다.

기본설계 단계는 공정률 70%, 실시설계 50% 공정률 시점이 가장 적합하다. 그 이유는 VE 제안에 대한 제약조건이 적어 창의적인 아이디어 반영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계심의회의 또는 공사발주 직전 급박하게 VE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VE의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효과적으로 VE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기적절한 시점에서의 VE시행이 필수적일 것이다.

둘째, VE 수행 시 적정 대가기준이 준용돼야 한다. 대가부족 등의 이유로 형식적인 VE 활동은 더 큰 공공사업의 피해를 가져올 뿐이다. 차년도 예산수립 시 설계 VE 대가기준에 맞는 VE 용역대가를 반영하면 보다 성공적인 VE를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뢰성 있는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분석에 기반한 VE제안에 대안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기존 사회기반시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에는 초기공사비에 초점을 맞춰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지만 점차 유지관리 대상 시설의 증가, 유지관리비용의 급증 및 운영관리 시 안전성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에 합리적으로 유지관리 포인트를 줄이고 운영관리비용까지 고려한 LCC 측면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VE 대안 평가 시 기능 평가와 신뢰성 있는 LCC 비용평가를 통해 국가기반 시설의 합리적 예산 적용 및 VE 평가의 내실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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