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찌는 여름날 늦은 오후에 병산서원을 찾아갑니다.
낙동강을 옆으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높지 않은 화산을 뒤로한 채 낮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병산서원이 보입니다.  서원을 감싸고 있는 진분홍색의 배롱나무의 꽃이 서원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 해주고 있습니다. 병산서원은 학문 및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대문인 복례문(復禮門) 안으로 예를 갖추고 들어갑니다.  복례문을 들어가면 바로 앞으로 누각형태의 만대루(晩對樓)가 보입니다.  만대루의 누하(樓下)를 지나 입교당(立敎堂)으로 올라가서 대청마루에서 앉아 한숨을 돌리고 만대루를 바라봅니다.  꾸불꾸불한 기둥과 보로 이루어져 자연적 구조미를 보이는 만대루의 수평적인 지붕선 넘어 낙동강과 병산이 병산서원과 하나의 경관을 만들어 줍니다.  넓은 마음을 품고 큰 뜻을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연과 내가 다시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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