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건축경험과 철학적 인식’ 주제 강연

단순히 집 짓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건축사

2022 대한민국건축사대회 둘째 날 오전 특별강연에 나선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2022 대한민국건축사대회 둘째 날 오전 특별강연에 나선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2022 대한민국건축사대회 둘째 날 오전 특별강연에서는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연사로 나서 ‘건축경험과 철학적 인식’을 주제로 강연했다.

최진석 명예교수는 ‘호접몽가’를 직접 짓는 등 자신의 건축경험을 통해 건축이 인간을 어떻게 승화시키는지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로 풀어냈다. 최 교수는 “건축은 벽돌로 쌓은 철학이고 철학은 개념으로 지은 집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나가겠다”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에서 최 교수는 “공간 또는 집짓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개념화가 건축사로서의 정체성”이라면서 “단순한 집짓기 작업이 아니라 집짓기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 그래서 공간과 건축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사진작가의 예를 들면 사진작가란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빛을 지배하는 것이다. 빛을 지배한다는 자기 인식과 진짜를 모사한다는 자기 인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진짜를 모사하는 사람은 빛을 지배할 수가 없다. 건축사도 마찬가지다. 자기를 집을 짓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한 공간을 지배하는 지적 호전성이 중요하다. 건축사는 생각을 지배하는 철학자, 글을 지배하는 시인처럼 무언가를 지배하는 사람이다. 건축사가 지배하는 대상은 공간이다. 어찌 보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것 모든 곳을 자기 인식의 대상으로 한다”고 했다.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최 교수는 “건축(Architecture)에서 ‘Arch’는 지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순히 집을 짓는 사람이 건축사가 아니다. 건축사는 집을 짓는 일을 지배하는 사람이다. 집을 짓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 집을 짓는 일에 대해 알려고 하는 사람. 이 사람을 우리는 건축사(Architect)라고 한다”면서 “자재를 사용하는 사람이 건축사가 아니라 여러분처럼 자재를 사용해서 공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건축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대철학자 공자와 노자는 사는 것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며 개념화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삶의 지배력을 스스로 인식하느냐 인식하지 못하느냐, 자신이 지배자임을 아느냐 모르느냐 자기가 지배자로 살 것을 결정했느냐, 그러지 못했느냐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식을 살지 구체적인 것을 살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것을 알려고 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지배자들은 절대 빌려서 쓰지 않는다. 지배자들은 만들어서 쓴다. 자기에게만 느끼는 필요가 만들게 한다. 자신의 존재적 야망은 무엇이냐, 나 어떻게 살다 가기를 원하는가, 나는 어떻게 되고 싶은가, 그런 것 말이다. 진실하게 묻다 보면 거기에서 필요가 생긴다. 과감한 도전으로 비로소 가능해진다. 지배자의 길을 선택한 여러분에게 축하를 보내드린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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