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중재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조정과장

‘그저그런 뻔한’ 공공청사는 이제 그만
일회성 아닌 공공청사 건축문화 변화 기반 마련할 것

건축 기획업무·설계공모 단계의 제도개선 필요성, 획일적 디자인의 공공청사가 매년 90건 가량 준공되는 문제인식은 ‘아름다운 공공청사 만들기’ 시범사업을 낳게 한 배경이다. 사업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조정과 류중재 과장은 혁신적 설계를 위해 설계비 증액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도 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사업이 일회성이 아닌 근본적으로 공공청사 건축문화 변화의 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속적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류중재 과장을 만나 ‘아름다운 공공청사 만들기’ 시범사업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봤다.
 

류중재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조정과장
류중재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조정과장

Q. ‘아름다운 공공청사 만들기’ 시범사업 추진 동기와 준비과정에서 우선적 고려사항이 무엇이었나요?

공공청사는 매년 평균 90건이 준공되지만, 성냥갑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디자인이 획일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청사도 뉴욕 페더럴 홀, 독일 국회의사당처럼 건물을 특색 있게 가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본적 질문에서 사업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준비과정에서는 국가 재원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우선 적정 수준의 설계비·공사비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낭비되는 예산 없이 투입 대비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원 수준을 찾기 위해 꾸준히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습니다. 또한, 설계 기획단계와 공모단계 개선, 전문가 자문서비스 등 실질적인 디자인 품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보다 촘촘한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형식적인 사업선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성과를 내도록 기획재정부는 사업부처 및 전문가와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全 단계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 12일에 협의체 출범 회의를 개최했고, 각 사업별 기본 디자인 방향과 향후 필요한 정책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앞으로도 부처·전문가들과 지속 소통하며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책임을 다할 계획입니다. 
 

류중재 과장은 뉴욕 ‘페더럴 홀’처럼 공공건축이 지역의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중재 과장은 뉴욕 ‘페더럴 홀’처럼 공공건축이 지역의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Q. 창의적 디자인 설계를 위한 설계비 증액 지원과 예산편성 시 별도 반영 계획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요.

각 부처는 공공청사 건축 전에 기획재정부에 설계비, 공사비 등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해당 사업계획안이 승인되면 그 금액에 맞춰 연도별로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지원합니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승인된 7개 사업들은 모두 2022년 기금사업에 포함된 사업들로 기존 책정된 설계비와 공사비가 있습니다. 그러나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디자인 품질 제고를 위해 불가피하게 증액되는 사업비가 있다면 총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추가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현재로선 지원 금액은 설계비 기준 추가 10%로 검토하고 있지만, 시범사업을 진행해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 금액 수준을 파악해 필요시 조정할 뜻을 갖고 있습니다.

Q.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도 중요한 대목입니다. 협의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의 부처는 건축 관련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설계공모, 설계사 선정 등의 과정을 조달청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디자인이 획일적으로 구현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번 시범사업의 경우 각 부처에서 사업기획부터 설계공모, 좋은 설계안 선정 등 전 과정에 함께 참여토록 할 계획입니다.

이때 경험이 부족한 부처들을 위해 건축공간연구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는 공공청사 건축 전반에 걸친 절차에 관련된 도움을 주는 한편,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설계 지침 마련 등을 위한 논의 과정에 참여해 필요한 자문을 제공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협의체 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건축 전문가 분들을 탐색·활용해 심의위원 선정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류중재 과장이 공공청사 디자인 우수사례로 밝힌 독일 국회의사당 전경
류중재 과장이 공공청사 디자인 우수사례로 밝힌 독일 국회의사당 전경

Q. 도봉세무서, 주케냐대사관 등 7개 시범사업이 끝난 이후도 중요합니다. 성공적 모델 창출이 이뤄지더라도 일회성 사업으로 그칠 수 있어서입니다. 혁신적·창의적 공공청사 건축문화 정착을 위한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아름다운 공공청사 만들기’ 사업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공공청사 건축문화 변혁의 출발점이 되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첫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이 관건입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부처들은 향후에도 청사건축에 보다 적극적·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기관들에도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설계제도 개선도 병행하여 해당 건축문화의 확산을 도모하겠습니다.

또한, 협의체의 건축 전문가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추가 개선사항은 무엇인지 지속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안에 적극 반영할 것입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므로, 많은 건축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주시면 더욱 더 책임감을 갖고 사업에 임할 것입니다. 민관 공동 노력을 통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우리나라 공공청사 디자인 품질이 한 발짝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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