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동수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올해 한국건축역사학회장 취임, 디지털 시대 대응 토대 만들 것
한옥설계 교육, 제도권 내 정규 프로그램으로서 심화 진행 필요
“건축, 투기 대상 아닌 건축문화로서 존중받는 인식·공감 확대되길”

건축과 도시, 특히 국내를 넘어 동아시아 건축사 연구를 통해 전통건축에 대한 이해와 인력양성에 기여해온 한동수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협회와 한양대학교 간 업무협약을 통해 건축사들이 보다 자유롭게 건축학술정보관 내 건축 관련 소장 자료에 접근·열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앞으로 양 기관 간 건축 관련 공동 프로젝트 수행 등 확대된 사업 추진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또 “대학교육에서부터 한옥설계 기초를 다져나가야 한다”면서 “빠른 시간 내 제도권에서 전통건축 설계 교육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동수 교수를 만나 이번 업무협약이 갖는 의미와 자료 이용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동수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한동수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Q. 지난 1월 한국건축역사학회장으로 취임하셨는데, 학회 활동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건축역사학회는 건축역사, 이론, 비평의 학문적 계승과 발전, 건축문화의 진흥을 목적으로 창립 됐습니다. 현재 1,700여 명에 등록회원 중에는 많은 건축사들이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학회에서는 국내외 건축역사이론의 연구 성과와 쟁점을 다루고 있고, 국내외 학술답사 및 조사, 다양한 학술용역을 수행합니다. 특히 학회가 매년 선정·시상하고 있는 ‘작품상’은 건축, 도시의 역사적 맥락을 뛰어나게 해석한 준공작의 설계자인 건축사에게 수여하고 있어 의미가 큽니다. 

올해 학회 제16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임기 간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건축역사와 이론 연구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한국건축역사·이론 연구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한편,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학술세미나를 전개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지평을 넓히기 위해 일반 역사학, 미술사학, 고고학, 민속학, 지리학 등 관련 분야와의 활발한 학술교류를 위한 기반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Q. 최근 한양대는 건축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건축사 회원들에게 건축학술정보관 소장자료를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협약이 성사되기까지 많은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앞으로 어떤 자료를 이용할 수 있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의 분관 건축학술정보관은 건축학(공)부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도서관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개관했으며, 대표적인 소장자료로 동아시아 건축역사이론 관련 단행본, 건축 관련 국내외 전문 잡지를 비롯해 1960년대부터 축적된 20여만 장에 이르는 한국 전통건축 관련 도면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건축설계 관련 다양한 국내외 전공서적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전통건축 관련 도면은 국가기관에도 없는 유일본입니다.

소장된 모든 자료는 백남학술정보관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가능하고, 전문잡지는 개가식으로, 도면과 단행본은 폐가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개방하고 있으며, 건축사 여러분도 직접 방문해 사서에게 요청 시 모든 소장 자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자료 이용은 무료로 특히 대형 스캐너와 중소형 스캐너, 복합기 등 전산장비를 갖추고 있어 원하는 자료의 복사도 가능합니다.

Q. 업무협약을 계기로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협력사항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합니다.

학교라고 하는 교육·연구기관은 당연히 전문 학술 영역에 특화돼 있습니다. 한양대 건축학(공)부는 20여 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자의 전공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연구력을 가진 집단입니다. 대한건축사협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은 물론 실질적인 건축 관련 프로젝트의 공동수행을 비롯해 학생들의 현장 실습을 위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건축계의 현안에 대한 공동 세미나 개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도 양 기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Q. 한옥설계 전문 인력양성 과정에 참여하신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한옥설계 교육이 지향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또 건축사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도 함께 공유해줬으면 합니다.

한옥설계 교육이 5년제 또는 4년제 대학이라는 제도권에서 행해지지 않고, 제도권 밖에서 배울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한옥설계 교육이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한옥설계 전문 인력양성은 보다 심화된 과정으로 진행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 내 정규 프로그램에 정착되고, 건축사들이 참여해 대학교육에서부터 한옥설계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사분들께는 건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일에 앞장 서달라고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금년도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발표됐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어쩌면 무명의 흑인 건축사가 수상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설계한 건축물들은 저렴한 설계비와 그의 지명도와 관계없이 지역에 사는 이들에게 꼭 필요하고 풍토에 적합하며,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건축은 문화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건축이 문화로서 정착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은 건축계의 노력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입장에서 건축이 문화로서 갖는 가치에 공감을 갖는 태도가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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