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형민 전라남도건축사회장

상담과 계획설계는 유료라는 인식 확산…자격대여 등 자정노력 필요
지역 유관기관 업무협조 활성화로 건축사 전문성 강화에 긍정 역할
건축사 헌장, 건축사 윤리선언 충실한 것이 생존권 보장 ‘첩경’

“건축사 헌장, 건축사 윤리선언에 기초한 책임감 있는 건축설계·감리로 품격 있는 건축물과 아름다운 도시를 창출할 수 있을 겁니다.” 한형민 전라남도건축사회(이하 전남건축사회) 회장이 주요 현안에 대한 명확한 신념을 드러내며, 업무 추진에 확신을 갖고 임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업무협력을 통한 대외 협력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자격대여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건축사 스스로 자정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년을 맞아 진행 된 한형민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남건축사회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형민 전라남도건축사회장
한형민 전라남도건축사회장

Q. 취임 후 추진한 과제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회원의 권익 향상과 전문가단체로서 공공적 가치 구현의 길이 전남건축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입니다. 그 길이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한걸음 한걸음이 소중한 것이죠. 전남건축사회 회원들은 건축사 헌장과 건축사 윤리선언을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구체화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지역 건축사들의 삶과 지키고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는 확신도 있습니다.

도민들로부터 자랑스러운 전문가 집단으로 신뢰를 받고,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 건축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을 구축한 셈이죠. 그렇게 해야만 후배 건축사들의 전문성도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전남 지역은 인구 소멸지역이라는 위기 속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 인력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는 형편이죠. 때문에 전남건축사회는 지역의 균형 발전,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마련과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노력의 선행 없이는 미래의 기둥이 될 청년 건축사들의 비전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흑묘백묘의 심정으로 지역 의원, 도지사, 도교육감, 언론 관계자들을 만나 건축사의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고, 건축사의 위상제고를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런 관계가 지속되자 건축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전남건축사회의 대외 업무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욕과 확신을 가지게 됐고, 앞으로 임기동안 정진할 일만 남은 셈입니다. 

Q. 앞으로 추진할 사업 또는 과제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핵심과제라면 상담과 계획설계에 대한 정당한 업무대가를 받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가치 있는 건축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무료로 이뤄지는 행위라는 관례·국민들의 인식과, 업자들의 유도 등으로 저가 수주, 덤핑이 업계를 멍들게 하는 점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일입니다. 다른 전문직 지인들과 대화하다보면 우리처럼 무료로 구체적인 도면까지 그려주는 등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 경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친분이 있더라도 전문 영역의 업무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현실입니다. 일견 냉정한 모습 같아 보이지만 이것이 전문성과 위상을 지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또한 건축 전문가인 건축사의 말 한마디의 가치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건축사의 업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업무수행을 책임감 있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당한 업무대가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특히 전제할 것은 상담 또는 계획설계가 선의 내지는 무료로 제공하는 수준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건축사 스스로가 먼저 인식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건축사 헌장은 건축사인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며, 스스로가 지켜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추진과제는 건축사 헌장과 건축사 윤리선언에 충실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 약속을 지키고, 그래서 상담과 계획설계의 유료화가 정착된다면 건축사의 위상도 현재와는 다르게 정립되고, 건축사들도 사회적 공헌을 비롯한 공공적 가치부여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Q. 집중적으로 논의되는 화두 또는 현안은 무엇인가요?

앞서 상담과 계획설계의 유료화에 더해 설계·감리비 현실화가 주요 현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격대여 등으로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들을 본협회, 행정기관과 협조해 정상화 해나가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건축설계 대가의 부적절성에 대한 논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가기준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본협회에서 최근 건축설계 대가기준(표준품셈) 마련을 위한 연구를 마치고, 이를 관계기관과 협의 단계에 있는 만큼, 설계대가 현실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표준품셈이 마련된 후 사회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개정된다면 건축사 업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입니다. 또한 자격대여의 문제는 건축사 스스로 윤리의식을 갖추고 자정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밖에 생산성 있는 전남건축사회로의 조직 개편, 신입회원과 1인 건축사사무소 회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들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회원들이 설계공모에 적극 참여가 가능하도록 관련 기관과의 협력 업무도 주요 현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남건축사회 회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동해 바다의 물을 서해에 붓는다고 서해 바다가 넘치지 않고, 동해가 마르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동해와 서해는 하나로 연결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건축사’ 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연결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화를 위해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양극화, 전염병 등 달라진 세상에 대응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우리 시장을 우리가 함께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스스로 지키지 않는 권리는 누구도 지켜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남건축사회는 선배들의 경험과 연륜, 그리고 후배들의 참신함과 추진력·패기 등을 융합하고 아이디어를 통합하고자 합니다. 지속 가능한 건축사사무소 경영을 위한 상생과 존중, 화합과 도전을 통해 회원 서비스 개선을 이뤄내도록 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건축물을 창출하고, 안전한 건축·품격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임인년 새해를 출발하는 회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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