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설계 저작권에 대한 잇따른 낭보

공정위, ‘건축설계경기 입상작 저작권 설계자에게’ 손석원 기자l승인2009.06.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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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작의 저작권, 발주기관 귀속 계약 무효
대한건축사협회 심사청구 6개월만에 개가

지난 2008년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파주 헤이리 UV하우스 설계자인 민규암 건축사(토마 건축)가 (주)국민은행과 광고제작사 (주)포마토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광고제작 과정에서 건축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2006년 광고제작사가 국민은행의 의뢰를 받아 TV, 잡지, 인터넷동영상 등의 매체를 활용한 광고로 인해 발단이 됐다. 당시 설계자인 해당 건축사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사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 1년여에 걸친 건축사의 항소 끝에 승소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던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건축계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이었다. UV하우스 사건 이후 최근 건축설계분야의 저작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있어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축설계분야의 저작권에 대해 “설계경기 입상작의 저작권은 설계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설계경기 입상작에 대한 발주처의 저작권 귀속은 무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정위의 발표는 2008년 12월 대한건축사협회의 심사청구에 따른 조치로, 당시 협회는 조달청을 비롯해 5개 사업자(용인시, 안양시,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의 건축설계경지지침 상 불공정약관에 대한 조정을 요구했다. 그동안 설계경기의 발주기관은 ‘갑’이라는 우월적인 조건을 내세워 ‘을’인 설계자에게 저작권에 대한 귀속을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했던 것이 관례였다. 그렇다보니 ‘창작자’인 설계자에게 저작권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공정위는 발주기관 저작권 귀속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저작권법의 저작물이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을 의미하며, 저작물의 예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법 상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를 포함하는 건축저작물’과 ‘지도‧도표‧설계도‧약도‧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사가 발주기관에 제출하는 모형, 설계도서 뿐만 아니라 그를 기초로 완성된 건축물도 저작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발주기관의 저작권 귀속 범위에 대해 당선작은 ‘저작재산권의 1회 이용허락권’을, 입상작에 대해서는 전시‧출판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설계경기를 통한 상금은 저작권 양도를 위한 대가가 아닌, 참가유도를 위한 일시적인 방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개선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공정위의 ‘설계 저작권 보호’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지난 2008년 4월 별도의 TF팀을 구성, 본격적인 제소 준비로 시작됐다. 최동규 TF팀장(주.서인 종합건축)을 비롯한 7명의 위원들이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걸쳐, 같은 해 12월 공정위에 약관심사청구를 접수했다.

공정위의 이번 발표를 통해 앞으로 건축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분야로 확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건축설계경기를 통해 건축행위를 할 경우, 창의성에 대해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손석원 기자  news@ki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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