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영 건축공감 대표
조진영 건축공감 대표

오늘날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질병을 겪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재택근무’, ‘화상회의’와 같은 업무 또는 학습과 관련된 소통 방식이 보다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고, 정보 습득 측면에서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미디어 플랫폼에 기반한 콘텐츠의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바야흐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영상 콘텐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요구가 가속화되는 영상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 우리는 건축문화 콘텐츠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매년 건축상이라는 타이틀로 수많은 건축 작품들이 생산되고, 잡지와 온라인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그 소개되는 형식을 보면 과거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페이퍼 기반의 텍스트·사진 중심의 콘텐츠 전달 방식이고, 소개되는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 않기에 대중들과 공감하고 공유되어 확산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건축사 혹은 건축계가 좋은 건축의 양산과 미래지향적 건축문화 형성을 위해 기존의 정보 전달, 소통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시다시피 청소년과 20, 30대는 정보를 취득하고 소통하는 수단으로 대부분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을 많이 활용한다. 그리고 유튜브의 영향으로 최근 인스타그램도 영상 플랫폼을 적극 도입하여 활용한다고 하니, 더더욱 우리는 다양한 건축문화 콘텐츠의 영상화 작업과 그에 따른 생산·소통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영상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정보의 공유·소통이 일상화된 지금, 향후 건축주가 될 수도 있는 청소년과 20, 30대에게 올바른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과 방향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영상 콘텐츠의 생산자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컴퓨터, IT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했던 필자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관련 정보와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다. 영상 제작에 대해서도 문외한(門外漢)이었지만, 영상 제작과 관련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과거 전문학원을 다녀야 알 수 있는 것들을, 전문가들이 생산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로 인해 손쉽게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건축 전문가인 건축사들이 영상 건축문화 콘텐츠 생산자로서 이제는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발생 전, 2018년에 대중매체들은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의 유명 유튜버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수입이 월 1억이 넘어선다는 내용으로 대중들을 자극했다. 덩달아 여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 유튜버로서 우후죽순(雨後竹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유독 건축분야에선 대중들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생각에 필자의 경우 ‘건축공감’이라는 건축문화 콘텐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건축 콘텐츠의 영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이제 누군가는 시작해야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콘텐츠 생산자로서 필자의 영향력은 매우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건축사들이 자신의 건축 콘텐츠를 조금씩이라도 지속적으로 생산하여 영상 미디어 시대에 맞게 대중들에게 콘텐츠를 공급한다면, 그 영향력은 매우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의 대중화’, ‘건축문화의 발전’이 유창한 구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개의 건축사들이 자신의 건축 작업, 건축 작품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대중들과 함께 공감해 나갈 때, 우리의 건축문화는 지금보다 조금은 더 발전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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