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차실 건축공간의 미학을 다룬 ‘차선공간’

차선공간 / 저자 문철수 / 명문당 / 2021. 05
차선공간 / 저자 문철수 / 명문당 / 2021. 05

건축사가 차의 철학에 차실 건축공간 이야기를 더한 책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건축설계 수련과정을 마치고 당시 남쪽의 따뜻한 기후대에 위치한 지리산의 주변 도시 진주에 정착한 저자(문철수 건축사/두양 건축사사무소)는 이후 지리산 자생차 문화의 영향을 받아 차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차는 왜 마셔야 하며, 어떤 맛을 본질로 느껴야 하는가에 관한 의문을 품는다. ‘차선공간(茶禪空間)’은 그로부터 십수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저자가 그간 탐구해온 결과를 일부나마 정리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그 내용을 애써 담고 보니 그것은 차만의 세계 안에서가 아니라, 그것 너머의 위치에 본질이 존재해 있음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차실 공간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다룬 건축공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차에 관한 이론서가 아니라 그 너머의 세계를 지향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책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전통건축의 외부공간을 연구해온 저자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인 우리나라 지형상 건물과 그 주변을 감싼 자연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주제에 맞춰 한국 전통 건축공간의 고유성과 우수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 현세를 떠나 자연으로 대변되는 피안의 세계에 머무르고자 하는 한국인의 심리가 있다고 보고, 차의 철학과 차실 건축공간을 통해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양국의 차실 공간을 비교하고, 한국의 차와 차실이 일본에 미친 영향을 다룬다.

전혀 다를 것만 같은 차와 건축공간에도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너머를 보라는 무언의 함축 의미 같은 것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성격을 지녀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 둘이 가리키는 지향점이 동일하다는 의미다.

이 책은 그 지향선의 교체점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 지점을 향해, 차와 건축공간이라는 두 극단(極端)의 예술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결국 저 먼 곳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한편, 지난 5월 명문당에서 출간한 차선공간은 새롭게 판형을 변경하여 오는 8월 이내에 재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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