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명강 17번째 시리즈 ‘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출간
고상한 예술론에서 벗어나 건축 본래의 의미를 묻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해 수록한 서가명강 17번째 시리즈, ‘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부제:건축 너머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질문과 성찰)’416일 출간됐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가 저술한 이 책은, 건축의 지속적 가치와 궁극적 본질을 찾기 위한 40여 년간의 치열한 성찰이 담겨 있다.

저자는 건축은 언제나 아름답고, 인간을 생각하며, 환경에 순응한다는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현실에는 아름답지 못한 건축물도 많고, 건축사가 가장 행복한 것도 아니기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건축물을 생산하기 위해 건축을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만 혹은 그저 고상한 분야로만 바라보고 찬미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축은 태생적으로 이기적인, 불순한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건축의 뛰어난 목적은 그것이 아름답건 아름답지 못하건 함께 사는 사람들이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지속하게 해준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건축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할까? 건축은 국가와 자본, 대중, 욕망으로 생산되고 유통·소비되며 이 과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건축 뒤에는 우리가 모여 사는 사회가 그대로 숨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에서는 특히 사회를 직시할 때 비로소 건축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건축 뒤에 숨어 건축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사회의 면면을 파헤친다.

더해 한나 아렌트부터 루이스 칸까지, 건축과 철학을 넘나들며 건축 본래의 목적인 공동성회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한나 아렌트의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의 속성을 파헤치고, 사회 질서가 공간에 어떻게 반영되어 왔는지, 사회의 권력과 제도가 건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한다. , 건축물이 공산품처럼 대량 생산되어 세계를 균질하게 만들기 시작한 공업화 사회의 건축, 그리고 소비재로서 계급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건축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저자는 루이스 칸의 건축 사상과 함께 건축이 존재하는 모든 이유는 모든 이의 기쁨이라는 깨달음을 전하며, 건축 뒤에 숨은 사회를 벗고 우리 사회의 근원적 희망을 드러내는 건축을 모두 함께 찾아 나설 것을 제시한다.

책은 건축의 속성을 직시하고, 건축 본래의 목적과 그 궁극적 본질을 발견하도록 독자를 안내하고 있으며 나아가 건축의 지속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고민해온 저자의 깨달음을 함께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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