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기본, 개인공간+공유공간 다양한 조합 가능
무장애 디자인 적용
색채·채광·조명 등 치유 환경 가이드라인 제시

서울시가 쪽방촌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표준 건축 도면(평면)을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향후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쪽방촌은 몸만 간신히 눕힐 수 있는 좁은 방에 부엌,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최후의 주거전선’으로 꼽힌다. 대체로 좁고 열악한 개별실에 공동 현관, 화장실, 주방이 배치된 구조로, 6.6제곱미터(2평) 미만이다. 현재 서울 시내 쪽방 거주자 3명 중 1명(35.5%)은 노인(65세 이상) 1인 가구이며, 10명 중 6명은 기초생활수급자다. 서울 시내의 쪽방은 총 3,830 가구로, 지난해 말 기준 거주자는 3085명이다. 쪽방은 5개 지역(영등포구 영등포동, 종로구 돈의동, 용산구 동자동·갈월동, 중구 남대문로4가, 종로구 창신동)에 밀집돼 있다.

11월 8일 서울시는 쪽방촌 거주민 생활 특성과 공간·환경적 제약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표준 건축 도면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쪽방촌 건축 도면은 ‘주거기본법’에 따른 최저주거기준에 맞춰 14제곱미터 이상으로 설정됐다. 1인 가구를 기본으로 거주자 특성에 따라 세 가지로 구성됐으며, 공유주택 개념을 반영해 개인공간과 공유공간(욕실, 주방, 거실 등)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모든 공간엔 무장애 디자인이 적용됐다. 치유적 환경을 위한 색채, 채광·조명 등 설비와 마감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1인실: 15㎡, 침실·욕실·주방
다인실: 45㎡, 침실만 따로 쓰고 화장실·주방·거실은 공유
특성화실: 33㎡, 침실 개방, 타 공간 공유

스스로 생계유지가 가능한 거주자를 위한 1인실은 15제곱미터(4.5평) 기준으로 독립된 침실과 욕실, 주방으로 구성됐다. 다인실은 신체적 불편은 없으나 심리적 불안정 때문에 혼자 지내기 어려운 거주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45제곱미터(13.6평) 크기에 침실만 따로 사용하고 화장실·주방·거실은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33제곱미터 규모의 특성화실은 스스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거주자가 관리자·보호자 등 10명이 함께 살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침실이 개방된 구조다.

각 평면별 조합·배치 방식도 마련됐다. 주민 커뮤니티를 위해 거주지 근처엔 공유·공용공간이 배치된다. 심리치료실과 자활프로그램실, 작업훈련실 등도 설치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공간의 프라이버시는 확보하되 폐쇄적인 공간이 되지 않도록 다양한 공유·공용공간을 집약적으로 배치했다”며 “거주민 간 자연스러운 교류로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개발한 건축 도면을 영등포 쪽방촌 일대 공공주택사업 적용을 목표로 관련 주체들과 협의할 계획이다. 향후 고시원, 빈집 등을 활용한 1인 가구용 소규모 임대주택 사업 등을 추진할 때에도 건축 도면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단위 세대를 구성한 가이드라인에 이어 단위 세대를 조합한 건축매스와 단지계획 연구도 진행해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복지를 실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영등포구, LH, SH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1,0000제곱미터 규모대 사업으로, 1,200 가구 주택을 공급하는 하고 있다. 현재 사업시행자를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민간돌봄시설 등이 참여한 TF를 꾸려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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