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기와·철물, 소나무 등 전통재료로 2022년까지 전통방식으로 복원 / 5월부터 사전예약 거쳐 공사현장 일반 공개 예정

▲ 계조당 권역 복원조감도 (자료=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일제강점기에 훼손됐던 왕세자의 공간, 동궁의 정당(正堂)인 경복궁 계조당(繼照堂) 복원공사를 3월부터 본격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궐내 동쪽에 자리 잡은 동궁 권역은 왕세자의 공간으로, 외전과 내전을 갖춘 궁궐 속 궁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계조당은 신하가 왕세자에게 조하(朝賀, 조정에 나아가 하례하는 일)를 올리고 진찬(進饌, 궁중연)을 여는 등 동궁 정당으로서의 기능 외에도 조선 왕조의 권위와 후계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통치 정당성을 선전했던 박람회인 조선물산공진회(1915)의 행사 공간으로 경복궁을 이용하며 계조당 역시 훼손됐다. 당시 동궁의 주요 건물들은 철저히 파괴돼 현재는 1999년도에 복원한 자선당(資善堂, 왕세자·왕세자빈의 거처)과 비현각(丕顯閣, 왕세자의 집무실)만 남아있다.

궁능유적본부는 “2022년까지 3년간 총 82억 원을 투입해 동궁 권역의 기본 궁제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원 후에는 국내외 관람객이 역사성을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전시 및 전통문화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복원은 수제전통 한식 기와와 철물, 소나무 등 전통재료와 인력가공(손으로 하는 가공) 등 전통방식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또 오는 5월부터는 사전신청을 받아 공사현장 내부를 무료 공개하는 등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복원의 대표적 모범사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앞으로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변형·훼손된 경복궁을 체계적으로 복원·정비해 조선 법궁의 위상을 회복하고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찾아 모든 국민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계조당 권역 3D스캔이미지와 1910년 촬영된 사진 합성 결과물 (자료=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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