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문화산책> 서울 600년 역사 깃든 도시유적…조선 한양 옛길 눈앞에

발굴 유적 온전히 복원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김광균 기자l승인2019.03.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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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평동 도시환경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옛 집터를 볼 수 있다.

개발과 보존. 문화유산을 논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두다. 개발사업 이권이 걸려 있는 경우 이 두 가치는 첨예하게 대립하기 마련이기에 간극을 좁히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상충되는 두 가치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발굴한 도시유적을 고스란히 복원해 놓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그 주인공이다.

◆ 골목길·집터·생활유물 등 원위치 보존
   VR영상 등 역사 흔적 생생 체험 선사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생경한 광경이 펼쳐진다. 유적지를 방불케 하는 옛 집터가 실내공간에 펼쳐져 있는 진귀한 정경을 맞닥뜨리게 된다. 연면적 3,817제곱미터에 이르는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지난 2015년 공평동 도시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한 옛 집터와 골목길,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 등 1,000여점의 도시 유적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16~17세기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600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26층 신축건물인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 1층 전체에 조선시대 한옥터, 골목길 등을 복원해 놓고 있어 마치 시간을 되돌린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투명한 유리바닥으로 만들어진 보행 데크를 통해 발 아래로 펼쳐지는 건물 터와 골목길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 전체는 ▲ 개발과 보존의 상생(보존과 공평동 룰) ▲ 조선시대 견평방(수도 한양의 중심) ▲ 근대 공평동(공평동으로의 변화) ▲ 도시유적 아카이브(도시유적 발굴지도) 등 네 가지 주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 전시관 안쪽에 자리 잡은 ‘이문안길 작은 집’. 실제 크기의 한옥을 복원했다.

전시관에는 ‘전동 큰 집’, ‘골목길 ㅁ자 집’, ‘이문안길 작은 집’으로 이름 붙여진 각각 다른 형태의 가옥 3채가 생생하게 복원돼 조선 한양의 집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다. ‘전동 큰 집’ 터 앞에는 10분의 1 크리고 축소된 모형과 영상이 있어 당시의 집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기 좋다. ‘골목길 ㅁ자 집’ 터에서는 가상현실(VR)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기기를 착용하고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이문안길 작은 집’은 터만 남아 있는 곳에 실제와 동일한 크기의 한옥 구조를 올려 복원한 가옥이다.

또 전시 구역별로 마련된 진열장과 유구 위에는 1,000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청동으로 만든 삼족화로, 중국 명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병 조각, 청동거울, 조선 전기 무신인 구수영(具壽永)의 패찰 등이 당시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 민관 협력 보존형 정비사업 첫모델
   개발·보존 공존 가능성 ‘공평동 룰’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서울시의 2015년 공평동 정비사업 과정에서 대단위로 발굴된 도로와 골목, 집터 등 도시유적을 원위치에 전면 보존한 보기 드문 사례다. 시와 문화재청, 사업시행자가 반년이 넘는 협의 끝에 용적률을 높여 지상 4개층을 더 짓게 해주는 대신 지하 1층을 전시관으로 기부채납 받는 방식으로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의 공존 가능성을 이끌어낸 일명 ‘공평동 룰’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민관 협력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 전시관 평면도
▲ 전시유물
▲ ‘전동 큰 집’ 터 구역의 복원 모형

김광균 기자  ekfvk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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