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된 구조의 육안검사 불가능! 1명이 고층건물 하루에 10개검사 가능한가?”

현행 안전점검 업무체계 문제 있다 장영호 기자l승인2018.12.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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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1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대종빌딩을 찾아 균열이 간 2층 중앙기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육안점검만으론 그 어떤 전문가도 사고예방 불가능
검사자에게 부분샘플 파악할 수 있는 마감해체 명령권 부여하고 건축주는 따라야

①내장공사 시 주요 구조부(기둥·보) 수시 확인 가능토록 내장공사 지침입법
②일정규모 이상 인테리어 공사 시 공사 감리제도 입법도 필요

일부 언론 오보 관련 “건물 안전 관련 기사는 전문가에게 확인해 오보 없어야” 지적도

강남 삼성동 오피스텔 이른바 ‘대종빌딩’이 2층 인테리어 공사 중 균열이 발생해 이에 따른 붕괴 위험으로 12월 13일 출입이 금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본지가 문제가 된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건물규모는 지하 7층, 지상 15층, 연면적 14,799제곱미터로 1991년 10월 25일 사용승인을 받은 지 27년이 지난 건물이었다. 건축물대장에는 총 3차례(2014년 7월, 2016년 6월, 2018년 5월)에 걸쳐 안전점검·실태조사가 이뤄졌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에 따르면 올 3월 강남구 안전대진단 계획에 따른 추천요청으로 점검건축사 9명이 추천돼 점검이 이뤄졌다. 그런데 안전점검 때 건축사 한 명이 하루 약 10건 이상 현장조사와 관련 서류를 정리하면서, 업무대가로는 고작 276,700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안전점검업무수행의 주체는 건축사다. 시설물의 유지관리 및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23조(안전진단전문기관의 등록 등) 제1항에 따른 ‘안전진단전문기관의 등록기준’에 건축사로 규정돼 있으며, 건축사 면허를 갖고 연면적 5천 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에 대한 설계 또는 감리 실적이 있는 사람으로 돼 있다.

◆ 현행 ‘육안점검에 의한 등급산정’
   기계적으로 정하도록 해
   형식적으로 유지관리 돼

현행 육안점검에 의한 등급 산정은 기계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육안점검은 외피가 없으면 효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건물이 인테리어가 돼 있어서 철거하지 않고는 특히 기둥의 경우 육안점검이 어렵고, 피복자재 등 외피가 있는 것에는 이상 유무를 판별할 길이 사실상 없다. 예를 들어, 기둥에 돌 등으로 외피를 입히면 그 상태는 마감을 뜯어 봐야 기둥이 깨졌는지 이상 유무 판별이 가능하다.

실제로 본지가 강남구지역건축사회가 등급산정을 위해 구청에서 제공받은 양식을 확인해보니 건축물의 주요시설 6개 항목으로 60점, 일반시설 4개 항목 20점, 부대시설 3개 항목 20점으로 돼 있는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 기존등급 관계없이 거의 A등급으로 산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형식적인 숫자 맞추기식 안전진단이 문제로 지적된다.

A건축사는 “현행 안전진단 체계는 재능기부식의 말도 안 되는 대가를 받고 하루 15∼20개의 건물을 보게 돼 있다”며 “1층이든 16층 건물이든 같은 건으로 간주돼 규모에 따른 업무량이 할당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안전 등급 D등급이 나와도 공무원으로부터 예산에 문제가 있으니 D등급 수를 줄여달라는 요구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행정청에서 유지관리나 안전점검 확인 시 주요 기둥, 보 등을 언제나 육안확인이 가능토록 인테리어 시공규정·지침을 개정하거나 소방이 현재 마감 샘플을 강제로 뜯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처럼 검사자에게 부분샘플을 파악할 수 있는 마감해체 명령권을 부여하는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건물매매 시 안전점검 확인서가 계약서 내용에 추가되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종로 고시원 사고에 더해 이번 삼성동 대종빌딩 붕괴위험까지 내부 리모델링 때 기둥, 보를 자르거나 훼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이에 대한 법적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건축사는 “최근 종로 고시원 화재사건처럼 원룸, 독서실, 쉐어 오피스의 경우 내부 공간을 칸막이로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관련 도면을 어디에서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카페인테리어 평면이나 내부 공간을 고칠 경우 건축사의 승인 하에 이뤄지는 것처럼 해당 도면이 담당관공서에 의무적으로 비치가 되게 해서 건축전문가에 의해 관리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 건축물유지관리 점검자 구청 지정을 통한 독립적 지위 확보 ▲ 내장공사 시 주요 구조부(기둥·보) 수시 확인을 위한 내장공사 지침입법 ▲ 일정규모 이상 인테리어 공사 시 ‘공사 감리제도’를 도입하는 입법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대종빌딩 건물 기둥을 보면 2층만 중앙 기둥을 감싼 콘크리트가 부서져 있는데, 기둥마감을 위해 앙카링을 지속해 조각조각 깨진 게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 사실확인 없이 오보가 나고 있어 사고·사건 관련해서는 전문가에게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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