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의 도시’ 컨퍼런스서 “공짜로 머무를 수 있고 사람 만나는 장 늘리는 도시공간 구조” 제시

밀레니얼 세대의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도시 공간 구조의 개방성을 높여 집단 이기주의와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축사의 먹거리 변화와 공간데이터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11월 26일 동대문 DDP 크레아에서 ‘밀레니얼의 도시’라는 주제로 컨퍼런스가 열렸다. 중앙그룹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이 개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200여명이 참석해 밀레니얼과 도시, 도시의 재구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밀레니얼(Millennials)이란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 SNS의 발달로 ‘소유’보다는 ‘체험’에 가치를 두는 경향을 보인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미국 건축사)는 ‘밀레니얼, 도시에게 묻다’라는 주제발표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공유경제, 공유주거에 대해 지나친 유토피아적 환상에 사로잡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만일 모든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주택에서 산다면 정부가 지주가 될 것이고, 더 많은 권력을 정치가에게 넘겨주는 셈이 되어 그들에게 세금 혜택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6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아라베냐가 지은 빈민가 주택을 좋은 건축 사례로 들며 “자금이 많지 않은 주민들에게 주택의 반(half)만 지어 저렴하게 공급한 후 수입이 늘고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조금씩 집을 증축해나가며 살도록 했다. 주택 전체를 임대주택으로 만들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슬럼화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계층·지역간 갈등, 집단이기주의는
   밀레니얼 세대의 심각한 문제”
   “아파트 같은 주거공간의 획일화가
   부동산을 화폐로서 인식케 해”

유현준 교수는 “우리 도시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 점점 줄어들며, 더욱 심화되고 있는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 집단이기주의는 밀레니얼 세대가 맞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사람들이 공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들을 촘촘하게 확보하고 개방성을 높이는  도시공간구조로 변화시켜야 한다.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 아파트 담장대신 벤치를 놓고 정원을 개방해서 시민들의 공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이 규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어린이도서관을 아파트단지 경계구역에 짓고 개방토록 하면 인센티브와 5%의 용적률 상승 등을 제시하는 식으로 사람들의 이기심을 작용시키는 방향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아파트 같이 전국 주거공간의 획일화된 모습이 부동산을 화폐로서 인식하고 가치투자, 재테크 의미로 받아들이게 하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치관이 정량화되어 있어 자신만의 가치가 없고 집값만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고도 지적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공간 데이터 기술로 이뤄가는 건축의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란 주제발표에서 “고객이 보다 스마트하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도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진우 대표는 “예전에는 건축가의 역할이 실제 지어지는 건물을 설계하는 것에 그쳤다면 훨씬 더 다양한 가치들을 생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건설산업 현장에서만 사용됐던 도면이 시공 후 AR, VR 분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3D 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