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닫으며

장양순 건축사l승인2018.12.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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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날밤을 새웠던 칼럼 집필
독자의 격려가 기쁨으로 돌아와
23년 칼럼엔 건축이 역사되고
개인칼럼은 신문의 품격에 영향
긴 시간, 협회와 독자께 감사할 뿐


한국의 신문 칼럼 중 가장 역사가 깊은 것은 조선일보의 ‘만물상’과 동아일보의 ‘횡설수설’로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집필하고 있다. 그러나 칼럼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조선일보에서 이규태 기자가 시작한 ‘이규태 코너’라는 개인의 고정칼럼이다. 그는 1983년부터 운명하기 이틀 전인 2006년까지 23년 6702회를 연재하면서 이를 토대로 개화백경, 한국인의 의식구조, 한국의 인맥 등 15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고, 이 책들은 국내외에서 한국학강의 자료로 널리 인용되었다. 이후 개인의 이름을 단 고정칼럼이 신문사마다 생겨났지만 대개 주1∼2회로 그처럼 매일 쓰는 칼럼니스트는 없다. 또한 자신의 전공분야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는 대한건축사협회 내에서 유일하게 발행되던 서울건축사신문의 편집주간을 역임하면서, 서울에 있는 국보 1호의 건축물인 ‘남대문’이란 이름으로 고정칼럼을 1996년부터 2년간 집필하였다. 이후 대한건축사협회의 편찬위원장을 맡아 ‘건축사’지의 권두칼럼을 쓰던 중 2006년 8월 건축문화신문의 창간주역으로 편집국장이 되어 사설을 썼고, 다시 3대 국장이 된 2009년부터 4년간 ‘툇마루한담’이란 고정칼럼을 매호마다 집필하였다. 툇마루는 어느 집에서도 누구나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곳이기에 ‘툇마루 한담’은 건축문화신문의 칼럼 제목으로 안성맞춤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인 2015년 본 협회 감사에 선출된 후에는 회원과 소통을 위해 ‘대들보와 서까래’라는 칼럼을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다. 한옥의 가장 중요한 구조부재인 대들보를 회장에, 구조재는 아니지만 없이는 지붕을 완성할 수 없는 서까래를 감사에 비유한 것이다. 돌아보니 칼럼니스트가 된지 23년이다.
제호는 바뀌었지만 반드시 건축계와 건축사에 관한 뉴스와 사건을 주제로 한다는 칼럼의 집필원칙은 한결 같았다. 그렇기에 칼럼을 보면 23년간의 건축계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혹자는 칼럼을 보고 그 많은 지식이 어디에서 오느냐고 하지만, 그보다는 건축사에 관한 이슈나 뉴스가 매번 있는 것이 아니고, 매년 중복되는 사안들이 많아 칼럼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어떤 날은 자정까지 주제를 정하지 못하여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피 말리는 작업도 독자들의 메일과 전화로 기쁨이 되어 돌아와 주었다.
2013년에는 이렇게 쓴 칼럼을 모아 ‘툇마루 한담’을 출판하였다. 또한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건축과 시를 접목한 ‘한옥건축학개론과 시로 지은 집’이란 저서를 UIA총회에 맞춰 출간한 바, 문화체육부 산하 출판문예진흥원의 우수도서에 선정되는 영광도 얻었다. 요즈음엔 이를 모태로 ‘한옥과 시에 스민 소통의 경영학’, ‘한옥과 시 그 사랑의 미학’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으며, ‘한옥으로 보는 윤리’란 건축사 윤리교육도 등록하였다. 매달 보름부터 찾아오는 집필의 스트레스로 고민했는데, 마침 신문지면의 개편으로 붓을 놓게 되었다.
그간 보잘 것 없는 칼럼을 스크랩까지 하면서 애독하셨던 독자 제위께 감사드린다.  신문칼럼은 돌아가며 쓰는 것도 있어야하지만  고정 집필자란도 있어야 무게감이 커진다. 일간 신문들이 유명 칼럼니스트들을 모시는 이유이다. 이제 초석을 놓았으니 유능한 필자가 꽃 피우기를 기다려본다. 이제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문화신문의 발전과 독자제현의 건승을 축원하면서 대들보와 서까래의 문을 닫는다.


장양순 건축사  cyss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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