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기반 없는 생활여건 개선사업은 사상누각”

정부 추진하는 노후주택 개선사업에 건축전문가 없어…정주환경 개선 실효성 의문 김혜민 기자l승인2018.10.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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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 추진 체계>자료 : 국토교통부

최근 정부가 주거 취약지역에 있는 노후주택의 주요 건축자재를 교체해주고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을 HUG, LH, 한국해비타트 등과 공동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주거 취약계층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내 집수리 단체를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지만, 건축설계가 기반이 되지 않은 주택 개선사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효과적인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가 인정한 건축전문가인 건축사가 참여해 법적인 측면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균형발전위원회, ㈜KCC,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해비타트는 9월 17일 전주 승암마을에서 ‘민관협력형 노후주택 개선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달동네와 쪽방촌 등 주거 취약지역에 있는 노후주택을 개선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집수리 단체를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육성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노후주택 개선사업의 주무기관인 국토부와 균형위는 사업을 기획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행정과 예산을 지원하며, (주)KCC는 자체 생산하는 건축자재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사업비를 후원한다. 한국해비타트는 지역 대학 등 공동체와 함께 사업시행을 담당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을 맡는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이 시행되면 노후주택의 보온단열재 및 창호 등 주요 건축자재를 교체해 화재 등 재해 위험이 감소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 냉난방비가 절약되는 등 주거 취약계층의 생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영세한 지역 내 집수리 단체를 참여기관이 교육하는 등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고 마을의 노후주택을 지속가능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전주 승암마을·강릉 등대지구·영주 관사골에서는 지원대상 가구 선정과 지역 현황 진단이 완료됐으며, 협약기관·지역 대학·집수리 단체와 주민이 함께하는 노후주택 개선 사업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회성이 아닌 전체적인 틀을 잡고 단계적으로 노후주택 정주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건축사 업계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A 건축사는 “노후주택 내부를 고쳐주고 마는 개선사업으로는 실효성이 없고 사회적 비용만 투입된다”면서 “실제 개선사업 대상이 불법건축물인 경우도 있는데, 관에서 개선 방향을 어떻게 잡고 진행할 것인지 궁극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B 건축사는 “주택의 기반이 되는 건축설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집을 고쳐준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겠는가. 건축사가 참여해 설계를 베이스로 구조적인 부분부터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주택개선이나 도시재생사업 등에 지역전문가 참여가 명시되어 있지만, 국가가 인정한 건축전문가인 건축사가 지역전문가에서 빠져있다. 국민 정주환경 개선의 핵심인력에 건축사 등 전문인력을 정부가 적극 활용해 사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C 건축사도 “주거취약지역의 노후건축물을 집수리 하고나면 집주인이 임차인을 내모는 경우도 많다. 초반에 집주인과 협약을 해도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물고 월세를 올려 받는 등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다”면서 “임차인 보호방안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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