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공간 환경 설계 가치 높이기 주력해야…가격 입찰 지양하고 우수한 설계자 선정 방식 적용 필요

도시재생 사례 이모저모 ① AURI, ‘도시재생뉴딜에서 건축·도시공간의 역할과 활용 전략’ 발표 김혜민 기자l승인2018.08.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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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시공간을 매개로 장소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건축물과 공간 환경의 디자인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수한 건축물과 공간 환경을 설계할 수 있는 주체를 선정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가격 입찰 방식은 지양하고 우수한 설계자를 선정할 수 있는 공모 방식을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시재생뉴딜정책에서 건축·도시 분야를 연계해 장소 만들기를 통한 도시에 활력을 주고 건축물과 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우수한 설계자를 선정할 수 있는 공모방식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이하 AURI)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3월말 발표한 ‘건축과 도시공간 _ 도시재생뉴딜에서 건축·도시공간의 역할과 활용전략’에서 “도시재생뉴딜정책은 지역 주민과 상인, 행정, 전문가, 공공기관, 지역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각자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는 협력적인 거버넌스의 구축을 전제로 하며, ‘기획-계획 및 설계-시공-유지·관리’로 이어지는 단계별로 구분된 업무프로세스를 디자인 가치 중심으로 연계하고 통합하는 공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수정 AURI 건축연구본부장은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건축·도시 자산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며, 통합적인 공간계획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과 함께 수립하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AURI가 발표한 ‘도시재생뉴딜에서 건축·도시공간의 역할과 활용전략’을 살펴본다. 

 도시재생뉴딜의 첫걸음, 
 
건축·도시분야 연계

도시재생은 그 지역에 대한 방문객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변화를 포함하는 것(Jon Lang, 2012)으로 일상의 삶이 건축·도시 공간을 통해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건축·도시공간은 도시재생을 위한 그릇으로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좋은 건축물과 공간 환경을 만드는 데 함께하는 과정 그 자체가 도시재생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좋은 건축·도시공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어 다시 찾고 싶은 장소로 남게 된다. 또한 좋은 물리적 환경과 생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장소, 여기에 일자리가 있다면 지역의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도시재생뉴딜정책에서 건축·도시 분야의 연계는 장소 만들기를 통한 도시 활력을 도모하는 것이다. 

 도시재생뉴딜과 지역성의 회복

도시재생은 쇠퇴한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 이미지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으로 지역공동체와 함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도시 브랜드 만들기는 지역성(Locality)을 회복하는 것이며,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과 일이 있는 지역 만들기’를 의미한다.

지역성은 삶의 터로서 로컬(공간)과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역사적 경험(시간)을 통해 만들어 가는 다양한 관계의 총체이며, 매우 유동적이고 중층적이며 가치 지향적인 것을 의미(문재원, 2017)한다. 결국 도시재생은 병든 커뮤니티, 산업과 장소에 새로운 삶과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LGA, 2000,p.3)이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이러한 지역성 회복을 통한 도시경쟁력 회복을 목적으로 하며, 5가지 사업 유형(우리 동네 살리기, 주거지 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은 뉴딜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건축·도시공간의 활용 원칙

도시재생뉴딜정책은 지역 주민과 상인, 행정, 전문가, 공공기관, 지역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각자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는 협력적인 거버넌스의 구축을 전제로 한다. 건축도시공간을 매개로 장소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고려할 원칙은 먼저,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건축·도시 자산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건축·도시공간은 도시재생뉴딜 지역에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주민들을 위한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만드는 원동력이자 재생의 씨앗이다. 

둘째로, 지역 주민과 지역 공동체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도시재생 뉴딜에서는 행정과 도시재생센터가 힘을 모아 사업초기부터 사업 기획에 참여하고 공간을 조성해 운영까지 할 수 있는 주체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로 거점시설은 하드웨어 조성과 운영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 이 방문객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또다시 유휴공간으로 남겨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도시재생 뉴딜에서 거점공간을 조성할 때 기획 단계부터 공간을 관리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주체를 먼저 찾은 후 공간을 만들어가는, 초기 단계부터 운영주체를 참여시키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로 적정 규모의 공간만들기를 실현하는 것이다. 건축·도시공간은 공동체 활동이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거점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국비지원 사업으로 지역 거점시설을 조성할 경우 대부분 예산 범위에서 최대 규모로 시설을 만드는 경향이 많다. 이로 인해 시설이 준공된 이후에는 운영자를 찾지 못해 애쓰는 경우와 오랫동안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아 비워두는 경우도 많다. 이제 시설을 조성하는 것보다 공간을 운영하고 경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다섯째로는 지역주민을 위한 기초생활 인프라의 접근성과 향유도를 높이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부족한 시설을 새로 조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치단체 차원에서 기존 노후청사나 유휴 국공유재산을 우선 파악하고 부족한 기능과 잉여 기능, 물리적 노후 정도, 기존 건축물의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여 국공유재산 전체를 대상으로 기능 재배치 전략차원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접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째로, 건축물과 공간환경의 디자인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조성된 건축물이나 공공 공간, 골목길 등은 그 자체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동인이 되며,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로,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공공공간과 커뮤니티 시설, 밤에도 안심할 수 있는 골목길은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과 함께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 또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실제 도시재생지역에서는 공공공간을 조성하고 좋은 디자인의 건축물이 신축되면 주변에 비어 있던 상가나 빈집에 새로운 주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건축물과 공간 환경을 디자인 할 수 있는 주체를 선정하는 방식이 중요하며, 가격입찰방식은 지양하고 우수한 설계자를 선정할 수 있는 공모 방식을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끝으로, 건축·도시공간을 매개로 하는 장소 만들기를 위해 통합적인 공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간 환경 통합마스터플랜이란 다양한 분야가 협력하는 계획을 말한다. 건축물과 공간환경 조성과 관련한 건축·토목·전기·기계·공공디자인 등 각 분야가 분업하여 작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장소 단위에서 건축물과 공공공간, 가로시설물이 조화롭게 연계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와 시공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통합적인 공간계획이란 부서 간 협치 행정을 의미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각 부서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장소를 중심으로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하기도 하고, 사업 시행 시기를 조정해 가는 과정을 말하며, ‘기획-계획 및 설계-시공-유지·관리’로 이어지는 단계별로 구분된 업무프로세스를 디자인 가치를 중심으로 전 단계를 연계하고 통합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자료 : AURI)

 ◆ 지역성 회복을 위한 촉매로서 건축·도시공간 _ 해외사례 (자료: AURI)

▲ (좌)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우) 핀란드 헬싱키의 카펠리(노키아 공장 재생)
▲ (좌) 캐나다 토론토의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양조공장 재생), (우)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오레오 공장 재생)

건축·도시공간은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반으로서 물리적 사업의 시작이자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복지·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는 그릇으로 지역성 회복을 위한 촉매제이다. 이에 도시재생 뉴딜의 사업모델에서는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나 건축협정을 활용한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빈집 정비, 노후상가 리모델링, 문화·복지 거점시설 조성, 가로환경 정비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정비 수단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또, 건축·도시공간은 그 자체가 지역성을 대표한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지역성 회복의 상징적인 사례이다. 빌바오 도시재생의 성공요인을 구겐하임 미술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도시재생의 성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

빌바오 시는 철강산업단지의 쇠퇴로 침체된 도시를 재생하기 위해 유럽 각국에서 빌바오로 쉽게 올 수 있도록 도심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장하고, 공항에서 도심까지 연결하는 대중교통체계를 개선했다. 또한 산업단지를 주거·문화·상업공간이 어우러진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조성하면서 보행자 중심의 가로환경을 조성해 거주 인구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전략을 동시에 시행했다. 이곳에 프랑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매력적인 건축디자인과 운영 프로그램으로 방문객을 유인하는 촉매 역할을 담당했다. 

핀란드의 헬싱키 카펠리(노키아 공장 재생), 스파이더맨의 촬영장으로 유명한 캐나다 토론토의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양조공장 재생), 뉴욕의 오레오 공장을 재생한 첼시마켓 또한 건축공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지역성을 극대화한 도시재생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 지역성 회복을 위한 촉매로서 건축·도시공간 _ 국내 사례 (자료: AURI)

▲ (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래동 문화예술촌, (우) 인천광역시 아트플랫폼
▲ (좌) 김중업박물관(옛 안양유유산업 공장부지), (우) 경상북도 영주시 후생시장

쇠퇴한 산업지역이 새로운 지역으로 바뀌는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나타나고 있다. 주물공장과 철공소로 도심 경제를 선도했던 문래동은 쇠퇴한 이후 철 공예와 조소 공예 등 젊은 예술인들이 터를 잡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빈 건물은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스튜디오와 카페·식당으로 바뀌었다. 인천 아트 플랫폼도 일제시대 개항장 창고였던 곳이 젊은이들의 문화·예술공간과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하여 활력을 되찾고 있으며, 안양유유산업 공장 부지는 김수근 건축사가 설계한 공장과 창고 등을 그대로 살리면서 문화·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해 현지 문화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술창작 공간, 현지 문화거점으로 탈바꿈

삶의 흔적과 손때가 묻어나서 그 자체만으로도 이야기가 있고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낡은 벽돌창고와 공장, 목욕탕, 쇠락한 상가의 빈 점포, 동네 빈집 등이 나눔과 돌봄, 일자리, 문화·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 새로운 장소로 탄생하는 과정이 바로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만나 새로운 장소로 탄생

그리고 이렇게 도시재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건축·도시공간은 지역성을 살리는 촉매제로 도심의 유휴시설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거나 새로운 산업 기능을 도입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방문객을 유치하여 상권회복에 기여하는 거시적인 일에서부터 마을주민들의 희망이 모여 도서관과 카페, 공동작업장,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빈집을 수리해서 세입자를 찾아주는 활동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활용될 수 있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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