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건축물부문 총평

건축인의 무한한 도전... 그 한계를 넘는 능력에 감탄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건축상이자, 건축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수상의 희망을 품어보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이 1992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25회를 맞이했습니다.
역대 훌륭했던 출품작품들 만큼이나 올해 역시 다수의 뛰어난 작품들이 출품되어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한편으론 기쁘게도, 한편으론 곤란하게도한 것 같습니다.
특히 기록적인 7월의 더위는 수도권과 지방을 다니며 현장심사를 했던 8인의 심사위원들을 지치게도 했지만, 그 무더위를 잊어가며 열의를 가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출품된 작품 하나하나에 새겨진 우리 건축인들의 열정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주)건정 종합건축사사무소 김봉회 건축사님, 성균관대학교 권문성 교수님, (주)아도스 건축사사무소 김호준 건축사님, 충북대학교 이상훈 교수님, (주)라인 건축사사무소 김남중 건축사님, 동국대학교 이명식 교수님, (주)한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박진순 건축사님 등 심사위원님들과 심사를 준비했던 시행위원 및 운영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이번 심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또 하나를 배웠다’는 배움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의 표현들을 풀어내는 설계 능력과 공법을 보면서 날로 발전해가는 우리 건축인들의 무한한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체로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의 수준이 이전에 출품됐던 작품들에 비해 한층 더 발전되었다고 생각되어지며, 특히 민간 부문과 공동주거 부문 출품작들의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져 심사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쉬웠던 점 또한 있었는데 신인건축사들의 출품작품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지 않아 ‘신인등용의 장’이라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취지에 약간의 아쉬운 점 또한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건축인들에게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대한민국 건축의 전통성과 맥을 이어가며, 우리 건축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었다는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은 엄청난 피로를 잊어가며 설계했던 건축사들에게 구조와 공법, 디자인의 개념, 마감재 등에 관해 수많은 질문들을 쏟아냈고, 그 건축사들은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즐겁게 답변을 하는 광경을 보면서, 심사위원과 심사를 받은 이들 모두 건축인으로서의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자긍심들을 발굴하여 건축문화를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고, 모든 건축인들에게 전파되어 대한민국 건축의 미래를 밝게 하는 것이 ‘한국건축문화대상’의 또 다른 가치라고 봅니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시공기술, 의료기술, 음악과 미술 등등 많은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건축분야 수준은 그 수준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보유한 일본과 중국의 건축문화 환경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시샘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한 건축문화 환경을 조성하는데 국가와 국민들의 인식 또한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며, ‘한국건축문화대상’이 그 인식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이번 2016 한국건축문화대상(준공건축물 부문)심사를 진행하며, 곧 우리나라에서도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건축인이 탄생될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 매일매분매초마다 도전하는 우리 대한민국 건축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이만 심사총평을 갈음합니다.

심사위원회 위원장 안길전

계획건축물부문 총평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들이 사는 공동체는 지금 행복한가요? 그러나 누구나 다 똑같이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또 그 가치들을 어떻게 만들고 지켜가야 할까요?
금번 2016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 공모주제의 접근은 사회를 위한 공적가치를 위해 건축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데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건축이 당 시대의 삶을 어떻게 담아내느냐의 문제는 모두가 행복한 공적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작금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폭넓은 건축적인 해법(급변하는 사회의 현상에 대응하는 형태와 프로그램의 제안)을 찾아보기 위해 금번 2016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 공모전의 주제로 ‘Social platform /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건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금번 공모전을 통하여 이 땅의 희망인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게 하고 그 해법을 찾아보게 하여 건강하고 다 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공공의 가치에 대한 시대정신을 심어주는 뜻 깊은 계기가 되었으리라 봅니다. 금번 계획 공모전에 심사위원들과 논의하여 정한 기준은
1) 공유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
2) 새로운 공간적 대안이 있는가
3) 이것은 변해가는 삶의 방식을 담을 수 있는가 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준들에 대해서 충실하게 이해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 제시되었는가가 첫 번째 선정 기준이 되었으며, 또 이러한 고민들이 어떻게 건축적인 결과물에 완성도 있게 표현되었는지, 실현가능한 사회적 대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 심사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 되었습니다.
1차 작품 계획안 총 309작품이 접수되어, 공모주제와 관련하여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건축의 정의인 공유[共有, sharing], 공존[共存, coexistence], 플랫폼[platform]등의 의미를 비교적 잘 해석하여 제안한 내용과 건축적인 결과물로의 발전가능성이 높은 35작품을 선정하게 되었으며, 2차 모형과 패널 심사에 27작품이 접수되어, 1차 심사에서 제안된 공모주제에 충실한 아이디어나 건축적 표현이 보다 완성도 깊게 심화된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최종 심사는 15분 내외의 발표와 질문을 통하여 참가자와 심사위원들 간의 작품의 내용과 출품자의 ‘Social platform /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건축’이라는 주제에 대한 생각과 그 대안들에 대한 활발한 상호 토론과 평가가 이루어 졌으며 심사위원들의 토론을 거쳐 건축적 표현과 완성도가 있는 작품을 선정하여 대상 1작품, 최우수상 3작품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대상작품으로 선정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확장하는 도시 공간 제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의 소외계층을 끌어안고 소통하기 위한 터의 재생을 통해 그들 스스로 자립적 문화를 만들어 확산시켜가는 다양한 풍경이 있는 공동체를 제안하여 비교적 주제에 대한 해석과 그 접근방법에 충실한 작품이었으며, 비교적 건축적 표현과 완성도 면에서 심사위원들 모두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TELESCOPIC NETWORK’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비자발적 1인 가구를 위한 집합주택 제안으로 비자발적 1인가구들 간의 커뮤니티를 극대화시켜 가변성이 있는 모듈로 재활용과 경제성을 고려한 건축적인 제안과 실현가능성이 구체적인 작품이며 건축적인 표현과 완성도도 뛰어난 작품이지만 주제에 대한 사회적 욕구에 대한 접근방법의 범위가 다소 한정된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엇갈린 시간을 잇다’는 사회적 무관심과 소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문제를 ‘시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제시하여 비움과 소통을 전제로 한 5가지의 개념을 프로그램화 한 작품으로 사회적 무관심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문제를 ‘시간 공유의 결핍’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제기하여 사회공동체 구성원간의 시간의 공유를 통한 커뮤니티를 회복시키려 한 시도가 새롭게 느껴지는 점과 기존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구조 속에 시간 공유 플랫폼을 구체화시킨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 되었습니다.
‘놀이터’는 최근 한국사회가 고민하고 걱정하는 육아, 교육에 대한 문제점에 대하여 아이와 함께 자라는 보육주택프로그램 제안으로 이는 대한민국 사회의 많은 맞벌이 부부들의 보육 문제로 야기되는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축적 대안으로 평가 되었으며, 건축적인 표현과 완성도 역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되었으나 이러한 아이들의 보육 문제를 안고 사는 계층 구성원들에게 보편타당한 영향력과 실현가능성에 대한 접근에 다소 아쉬움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 되었습니다.
이외 우수작으로 선정된 많은 작품들의 결과물도 전체적으로 좋은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심사위원들 모두의 좋은 평가가 있었으나, 주제에 대한 이해의 폭과 방향성이 다소 어긋나 선정되지 못한 점 이해를 바랍니다.
금번 공모전을 통하여 미래 세상의 희망이요, 주인이 될 젊은이들이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고민하며 열정을 가지고 그 문제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치열하게 다가가고 있음을 현장감 있게 지켜보고 느끼며 분명 그들이 우리 미래의 희망이요 사람사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재원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여한 모든 학생들의 수고와 열정에 아낌없는 갈채와 찬사를 보냅니다.

심사위원회 위원장 신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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