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게재한 내용으로 볼 때 BIM의 활용 범위는 매우 넓다. 하지만 프로젝트 관계자인 클라이언트, 건축사사무소, 건설회사와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기관 등 실질적으로 BIM을 활용하고 배우는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BIM에 기대하는 것과 활용 방향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클라이언트, 건축사사무소, 건설회사, 교육기관에 있어서 BIM의 활용방법에 관해 소개하려 한다.
클라이언트에게 있어서 BIM의 가치는 ‘설계의 가시화’에 의해 건축사와 함께 설계작업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클라이언트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축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건축사에 비해 건축적인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사실 2차원으로 작성된 도면의 경우 전문가인 건축사가 봐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비전문가인 클라이언트가 이것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설계안에 대한 의사결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간과 업무적 낭비로 이어지게 되는 데, 이것은 많은 건축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즉, 지금까지처럼 2차원 기반의 설계도면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설계내용을 설명하는 방법으로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대로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해 잘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정작 공사가 시작되어 건물이 제 모습을 갖추어가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클라이언트가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과 건물이 달라 공사수정을 요청하게 되거나 혹은 이미 늦었다고 체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클라이언트의 몫이 되게 된다.
따라서 도면 대신에 BIM 모델을 사용해 설계내용을 ‘가시화’하면, 클라이언트에게 설계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수 있다. 나의 경우에도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클라이언트를 참여 시켜 BIM으로 구축된 데이터를 통해 완성된 건물을 가상으로 함께 보며 의사를 굳혀가는 방법으로 사용하는데 처음에는 3차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클라이언트들도 점점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희망사항을 이야기함으로써 함께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풀어나간 적이 많다.
최근에도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결정을 고민하는 두 개 안을 BIM데이터를 활용해 풀어간 적이 있다. 두 개의 모니터에 각각 ‘가시화’된 설계안을 띄워놓고 설계안별 장단점을 실시간으로 비교 검토해가며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클라이언트와의 의사소통의 편리함과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건축이란 큰 자산을 투자하는 것이기에 BIM을 활용하여 직접 참여해 함께 고민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BIM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건축사의 역할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클라이언트의 중요한 역할로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이 프로젝트 관계자들에게 BIM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건축물의 설계, 시공,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BIM모델을 잘 구축해 놓으면 생애주기 동안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중간에 어느 하나가 2차원 기반의 작업을 통해 업무를 진행한다면 기껏 구축해 놓은 BIM의 효과는 반감되고 만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야 말로 BIM활용을 효과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주체자이기 때문에 BIM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건축사라면 잘 설득하여야 할 대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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