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인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건축사의 노력과 수고가 자칫 설계업무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을 수 있고, 완벽한 감리 업무 수행을 방해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준호 건축사는 건축인허가 간소화 등의 제도 개선이 업계의 시급한 현안이라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과 함께 건축사 개인의 윤리의식 함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건축사가 되는 것이 업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호 건축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사무소는 저와 배우자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부부건축사 사무소입니다. 둘 다 서울의 대형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 업무를 시작해 경력을 쌓아왔으며, 현재 그 경험을 바탕으로 춘천에 사무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대형 민간시행 주거 및 상업 건축물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하며 관련된 커리어를 쌓아온 것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하지만 연고가 없던 춘천에 정착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던 도전이었고, 사무소의 대표 건축사로서의 책임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건축설계에 대한 자신감과 패기, 하나씩 배워나가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현재까지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아직 부족한 건축사의 역할과 건축설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런 선한 영향력이 이 땅의 많은 건축사사무소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개발 위주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선진국에 비해 건축사의 역할과 건축 설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축사협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건축사 개인의 노력과 헌신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간 대가 기준 마련과 같은 제도적 장치뿐만 아니라, 건축사들 간의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은 건축 설계 시장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 역시 건축사협회의 일원이며 건축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이고 질 높은 건축 설계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솔선수범하겠습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과거에 비해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현재 건축사들은 여전히 건축 인허가 취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건축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감리 업무에 전념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건축사가 본업인 설계와 감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자체별로 상이한 건축 인허가 매뉴얼도 문제입니다. 지자체마다 요구하는 인허가 조건이 달라 건축주의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회가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주길 기대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민간에서 시행되는 프로젝트 위주로 일했지만, 앞으로는 공공에서 시행되는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설계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공건축물 설계 기회를 얻고, 공공건축물 부문에서도 우리 건축사사무소의 철학이 담긴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자 합니다.

불황 등의 영향으로 업계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회원 모두가 스스로 건축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공존'이라는 해법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 앞으로 계속 생겨날 건축사 후배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건축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