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입 건축사 협회 가입 완료해 가입률 98% 달성
앞으로의 3년이 중요

10년 뒤 의무가입 실현 협회는 지금 뭘 했느냐는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해야

잃어버린 권리 찾는 노력부터 지정감리 확대,
신고건축물 감리제 도입 등 현안 하나하나 해결하고,
회원에 비전·희망 제시해야

“의무가입이 완성됐지만, 민간 대가가 법제화되지 않으면 의무가입의 궁극적인 취지와 목적은 결코 달성될 수 없습니다. 건축사법 개정 취지에 나와 있듯 국민의 재산과 생명, 안전을 지키는 공인으로서 건축사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법이 개정됐는데, 지금처럼 황폐하고 삭막한 환경에서 건축사가 과연 공적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요? 회원들이 하나가 돼 불가능한 의무가입도 이뤄낸 만큼, 민간대가 법제화 역시 반드시 실현하리라 믿습니다.”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은 의무가입 법제화가 본격 시행된 것과 관련해 10월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은 “의무가입 후 앞으로의 3년이 중요하다”며 “민간대가와 같이 그간 건축사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는 노력부터 시작해서 건축사로서 겪는 부당한 관행들을 개선하고, 10년 뒤 오늘을 볼 때 의무가입을 실현한 협회는 지금 뭘 했느냐는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회원분들께서도 희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은 “의무가입 후 앞으로의 3년이 중요하다”며 “민간대가와 같이 그간 건축사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는 노력부터 시작해서 건축사로서 겪는 부당한 관행들을 개선하고, 10년 뒤 오늘을 볼 때 의무가입을 실현한 협회는 지금 뭘 했느냐는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회원분들께서도 희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지난 8월 3일부로 대한건축사협회 미가입 건축사가 가입을 완료해 현재 협회의 회원 수가 1만6513명(10. 19 기준), 가입률 98.18%에 이르며 사실상 의무가입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외형적으로는 건축사법 개정 후속 조치가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다.

석정훈 회장은 “앞으로 협회 설립목적에 맞게 협회가 변화돼야 한다”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법정 단체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된 만큼, 변화된 위상에 걸맞게 건축계를 선도해야 하며, 건축사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공인으로 인정받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도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건축사가 제대로 된
   공적 역할 하려면
   정당한 대가와
   설계·감리업무에 대한
   합당한 평가받는 것 전제돼야


협회는 10월 4일 민간 대가기준 마련을 위한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지난 3년간 추진한 민간 대가 마련 국회 입법을 본격화했다.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민간대가 마련을 위한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민간대가 마련을 위한 '건축서비스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석정훈 회장은 “어려운 숙제지만, 그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교통부와 지속 협의·검토한 끝에 민간대가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섰고 국회 입법발의를 조율 중”이라며 “민간대가 법개정이 실현되지 않으면 안전하고 우수한 건축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나 미래인재 육성, 그리고 K 건축의 부흥을 기대할 수 없다. 민간대가가 건축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 안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측면에서 정부와 국회로부터 명분을 얻고 있고, 국민적 공감대 역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가입 건축사들이 빠짐없이 가입함으로써 의무가입 1단계가 마무리된 상황에 대해 석정훈 회장은 “2단계로 민간대가 법개정이 속히 완료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회원들에게 건축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주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민간 대가라는 최소 기준이 만들어지면 회원 모두가 의무가입 틀 안에서 합의된 기준안을 지켜야 하고, 충실한 설계가 전제돼야 하기에 협회 자체적으로 ‘도서검토제’를 운영해 설계품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LH 사태는 건축업계의 고질적인 저가수주 경쟁, 전문인력 부족, 감리독립성 결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촉발된 문제임에도 자칫 건축행위에 참여하는 실제 행위자들보다 처벌이 건축사에게 쏠릴 우려가 높다.

석정훈 회장은 이에 대해 “우리 사회가 건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설계·감리 담당자의 책임만 추궁하는 상황이 반복될 뿐 안전하지 않고 품질 낮은 건축물이 왜 생기는지 LH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며 “건축물 안전 문제가 미봉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계·감리업에 정당한 대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LH 사태는 우리 건축사들에게 위기일 수도 있지만, 역으로 보면 건축사가 제대로 된 공적 역할을 하려면 정당한 대가와 설계·감리 업무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 전제돼야 함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아픈 부분을 드러내고 의무가입으로 건축사가 새롭게 거듭났음을 알림과 동시에 건축안전을 위해 건축사가 앞장서 전문가적 윤리와 법을 준수하고 실천할 것을 국민 앞에 다짐하는 대국민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의무가입 목적·취지에 맞게끔 우리 건축사들이 행동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LH 사태는 건축사가 하나가 돼 단합된 모습으로 힘을 보여주면서 왜곡된 시선을 바꾸고, 건축사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언론에서는 감리 전반에 있어 큰 변화의 주도권을 둘러싼 관계자들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고, 외부에선 건축사 업역 침해까지 시도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협회는 결의대회를 추진, 광화문 집회 신고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여러 이유로 집회가 취소됐다.

◆ 건축구조 분리발주
   ‘건축법 개정안’은 
   건축단체들과 공동성명서 발표
   단호히 대처


석정훈 회장은 이런 혼란을 틈타 이뤄지는 타 업계의 업역침해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지난 9월 말 건축구조 분리발주 건축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가운데, 협회는 즉각 반대의견을 정부·국회에 제출해 대응하고 있다. 이 법은 정부 당국과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석정훈 회장은 법안이 발의된 직후 국회와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건축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 공동성명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의무가입은 단순히 협회에 가입해야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동안 현안에 수세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의무가입 이후에는 협회도 회원도 달라져야 한다. 건축사의 업역과 위상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 하에 공세적인 대응으로 단호하게 맞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민간대가 법제화 외에도 감리자 독립성 보장을 위한 ‘허가권자 지정감리 확대’와 더불어 최근에는 건축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신고건축물에 대한 감리제도 도입’을 위한 정부 논의를 시작하며 이를 위한 입법 작업에도 본격 돌입했다. 지난 9월 25일에는 허가권자 지정감리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 도출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감리자 독립성 확보를 위한 허가권자 지정감리제 확대 필요성과 감리업무 신뢰성 제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감리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 설계의도 구현 활성화 의견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석정훈 회장은 마지막으로 의무가입을 이룬 현재 협회가 회원들의 생존권 및 권익을 위한 절박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지금 이 어려운 시기 협회가 회원들을 위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비전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젊은 후배들이 건축사로서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의무가입이 됐기 때문에 이젠 핑계 댈 게 없으므로 협회가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야 할 차례”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앞으로의 3년이 대단히 중요하다.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민간대가와 같이 그간 건축사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는 노력부터 시작해서 건축사가 겪는 부당한 관행들을 개선하고, 10년 뒤 오늘을 볼 때 의무가입을 실현한 협회는 지금 뭘 했느냐는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회원분들께서도 희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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