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기획담당관

민간 건축물에 용적률 인센티브
최초 설계의도 구현 위해 ‘통합심의’

2월 9일 서울시는 디자인이 혁신적인 공공건축물이 많이 생기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민간 건축물에는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의 1.2배까지 높여주는 내용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건축사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는 내용 ▲선 디자인 후 사업계획이라는 디자인 우선 행정시스템 도입 ▲통합 심의 시스템 계획 등이 마련됐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기획담당관은 “건축사들의 위상을 높이고, 활발한 활동을 지원하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번 혁신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기획담당관
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기획담당관(사진=김창규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기획담당관)

Q. 건축디자인 혁신을 통해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내용의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방안이 발표됐습니다. 주요내용과 시사점이 무엇인가요.

서울은 그동안 높이 제한 등 다수의 규제와 공공건축물의 일률적인 표준공사비 적용, 각종 복잡한 심의 과정으로 인해 혁신적인 디자인 구현이 어려웠습니다. 이런 혁신 디자인을 저해했던 행정절차 개선을 위해 이번 혁신안이 마련된 것입니다. 혁신안에는 민간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도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행정 지원을 위한 심의는 일원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각종 규제 철폐 방안과 주거디자인 향상을 위한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 추진, 실행력 담보를 위한 공공·민간부문 시범사업 추진 등 도시건축 혁신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Q. 서울시 각종 조례에서는 예외, 단서 조항에 따른 용적률, 건폐율 적용으로 창의적 디자인 건축물 생산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방향을 소개한다면? 

사업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그에 따른 단서조항, 지침들도 많이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작년에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 전면 개정을 이뤘습니다. ‘연접부 경관 높이기준’ 등 경직적 규제를 없애고, 유연하게 디자인을 계획할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앞으로도 창의적 디자인을 저해하는 과도하고, 복잡한 지침, 전문가와 담당자도 잘 모르는 가이드라인 등 일명 ‘서랍 속 규제’들을 적극 발굴해, 일반 시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비하는 작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Q. 건축물 허가를 받기까지 많게는 40여 개의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짧게 소개하자면 건축심의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이 있습니다. 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법령은 137개, 추가확인이 필요한 법령도 237개 달하는 등 지나친 규제로 창작의욕 저하와, 국민들에게는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신속한 사업추진과 건축디자인 관리를 위한 심의 절차 간소화·통합 요구가 높은데요.

서울시에서 심의 절차 간소화·일원화는 일부 사업에서 적용 중입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되는 서울시 정비사업의 경우입니다. 건축심의와 교통심의, 환경심의를 통합하여 운영 중입니다. 특히 이번 혁신 디자인(설계)의 경우, 최초의 설계자 의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종 심의과정에서 디자인 변경·왜곡 방지를 위한 통합심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 다양한 심의위원회 일원화를 위한 부서 간 협의·조정 중으로, 조례와 법령 개정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Q. 先 디자인, 後 사업계획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건축설계(디자인)를 먼저 확정하고, 사업비가 책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행정시스템에 변화를 주게 된 목적과 어떤 기대효과를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공공건축물은 사전 예산 편성을 위해 표준공사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공사비를 산정했습니다. 사업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책정된 예산에 맞춰 건축설계(디자인)를 진행해 온 것이죠. 때문에 부득불 디자인과 마감재료 선택 등에 있어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방안에서는 혁신 디자인이 필요한 건축물에는 디자인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예산을 반영하는 새로운 행정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으로 건축사가 제한 없이 자유롭게 디자인을 하고, 의도한 디자인이 심의과정, 공사 중 변경 없이 준공까지 실제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창의적인 건축, 도시환경 구성에는 건축사들의 참여와 역량이 관건이 됩니다. 건축사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은?

먼저 도시·건축 발전을 위해 힘써주는 건축사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서울시도 이런 유능하고, 역량 있는 건축사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서울시 건축상 내실화를 통해 건축사의 위상을 높이고, 수상자들에게 건축설계 공모 시 우대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또한, 올 4월에는 민간분야 디자인 공모 시행과 향후에도 서울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예정으로, 건축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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