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7017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공모 비니마스 ‘서울수목원’ 선정
서울역 고가도로에 수목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특별시는 ‘서울역7017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건축·조경 전문가인 비니마스(Winy Mass)의 ‘보행길을 수목원으로’(Green City Project)를 주제로 한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을 최종 선정했다고 지난 5월 13일에 밝혔다.
비니마스는 2000년 하노버 엑스포의 네덜란드관, 2030년 파리의 비전을 그려낸 Grand Paris Plus Petit와 같은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 및 도시설계 회사인 MVRDV의 창립자이자 대표이기도하다.
당선작은 고가를 공중정원으로 조성하는 기본구상안으로 서울역고가를 하나의 큰 나무로 설정했다. 퇴계로~중림동까지 국내 수목을 가나다순으로 심고, 램프는 나뭇가지로 비유해 시가 발표한 17개 보행길을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자연을 매개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생명의 장소로 전환하는 비전과 전략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승효상 심사위원장은 “당선작은 서울역 일대를 녹색 공간화 하는 확장가능성을 제시한 점과 다양한 시민 및 다양한 주체가 함께 만들어 갈수 있는 프로세스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폭 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지난 1월 29일~4월 24일 실시했으며, 노후화된 고가와 주변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건축‧조경‧구조 분야의 협업과 근대 산업유산을 되살리는 노하우를 보유한 국내외 초청작가 7명을 선정, 국제 지명초청 방식으로 진행했다. 초청작가는 ▲후안 헤레로스(Juan Herreros, 스페인) ▲마틴레인-카노(Martin Rein-Cano, 독일) ▲비니마스(Winy Maas, 네덜란드) ▲창융허(Chang Yung Ho, 중국) ▲조성룡 ▲조민석 ▲진양교 총 7명이 참여했다.
심사는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심사위원장)를 포함해 ▲조경진 서울대 교수 ▲비센테 과야르(Vicente Guallart) 바르셀로나 총괄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온영태 경희대 교수 등 5명이 맡았다.
심사 기준은 ▲장소의 발견과 해석 ▲주변지역과의 연계 ▲고가의 원형보존 및 재구성 ▲프로그램 등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맞춰 7명의 작가들은 독창적인 해법을 제시했으며, 심사위원들은 디자인에서 운영관리까지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3개의 작품을 입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등은 조성룡 건축사의 ‘서울역 고가 : 모두를 위한 길’(The Seoul-Yeok -Goga Walkway for All), 3등은 조민석 건축사의 ‘흐르는 랜드마크 : 통합된 하이퍼 콜라주 도시’(Continuous Landmark Unified Hyper-Collage City)가 선정됐다. 2등 작품은 장소의 기억을 존중하고 시간에 따른 지형과 서울역일대의 변화를 추적했으며 이 지역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주변의 변화를 촉진하고 비용절감과 운영관리 측면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3등 작품은 서울역 일대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공간별로 적극적인 디자인 해법을 제시했으며, 특히 남대문과 한양도성 주변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량 디자인이 창의적이고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후안 헤레로스(Juan Herreros, 스페인)는 ‘서울 늘 푸른 테라스’(Seoul Evergreen Terrace)를, 마틴레인-카노(Martin Rein-Cano, 독일)는 ‘하늘길’(Skyway)을 주제로, 진양교 작가는 ‘느림. 영혼. 서울’(Slow, Soul, Seoul)을 주제로 각각 출품했다.
시는 “이번 당선작은 확정된 설계안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설명회, 분야별 전문가 소통을 통해 설계를 구체화할 것이며, 비니마스와는 설계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 후 6월 중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역 7017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먼저 서울시는 당선자인 비니마스가 분명한 ‘건축사(Architect)’임에 불구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조경·건축전문가’라고 소개를 했다. 비니마스는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건축그룹 MVRDV의 일원으로 네덜란드 건축사이기도 하다. 한 언론의 칼럼에서는 “서울수목원을 주제로 내걸며 발주처의 의도를 잘 반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굳이 조경이란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건축·조경전문가란 어색함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다시말해 세계적인 건축사를 조경·건축전문가로서의 표현한 점은 낯설고 어색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한 한 네티즌은 "결국 콘크리트 위에 수목원을 만든다는 것인데, 관리 측면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며,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는 반응이다. 또한 한 건축인은 SNS를 통해 "단순 재생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실효성에 대한 부분은 배재된 채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비춰진다"고 전했다. 이밖에 "어차피 흉물로 깨끗이 철거가 좋을듯…" "노숙인들의 놀이터가 될 듯 하다"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