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건축상에 많은 회원들 관심 갖고 출품했으면
k-팝, 영화처럼 세계를 무대로 건축계도 적극 활동해야
우리 협회 비롯 한국 건축 세계에 알리는 데 국제위원회가 역할 할 것

코로나로 원격교육·재택근무 등 비대면이 확산하며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이는 가운데, 오동희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장은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할 만큼 코로나 이후 “더 활발한 국제 교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온라인교류가 늘면서 지리적 제약이 해소된 탓이다.

올해도 UIA RIO 세계건축대회, AIA 대회, ARCASIA 대회가 열렸고, 국제위원회는 대회 유익한 강연 등을 건축사지를 통해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모두 세계 건축의 새로운 정보를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그 흐름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동희 위원장은 이와 같은 국제위원들의 헌신적인 수고에 깊은 감사를 전하면서, 앞으로도 국제위원회가 한국 건축을 알리는 데에 힘이 되고자 “국내 건축사를 국제 컨퍼런스 스피커로 추천하거나 작품을 소개하는 기회를 찾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오동희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장이 국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동희 대한건축사협회 국제위원장이 국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Q 올해 위원회 추진사업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제교류의 직접적인 활동이 크게 제한되었다고 봐야겠지요. 일 년 전 이맘때만 해도 확진자의 수가 백 명이 안 되던 때였고, 당시만 해도 2021년에는 대체로 개선이 될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가 2017년 서울 세계건축대회를 개최한 뒤 이어지는 UIA RIO 세계건축대회와 아시아건축사협의회 건축대회(ARCASIA Congress)의 아주 큰 행사가 예정된 해였고, 게다가 우리 협회에서는 한중일 건축사협의회를 대전광역시건축사회와 함께 주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바쁘고 긴장되는 해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이런 행사를 평소와 같이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모든 행사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주최국·참가국 모두에게 완전히 처음으로 경험하는 새로운 대회의 시작이 된 셈입니다. 지나고 보니 오히려 다른 해보다도 더 활발한 국제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국제위원회가 매년 사업계획을 통해 확정된 국제회의 참가와 교류, 그리고 이를 통한 국제무대에서의 우리 협회의 역할 참여가 중요한 것이지만, 좀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국제위원회가 지향하는 방향은 한국의 건축을 세계에 알려 건축사의 활동 범위를 확장시키고, 아울러 세계 각국의 건축계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사회적 참여, 그리고 설계실무·디자인, 기술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우리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창구가 되는 것입니다.

Q 올해 어떤 국제행사가 열렸나요.

우선 UIA RIO 세계건축대회에 우리 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학회에서 약 70여 명의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참가할 수 있었고, 특히 그 중심에 우리 국제위원회의 각 위원들이 참가하여 유익한 강연을 청취하고 이것을 건축사지를 통해 회원 여러분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장소가 브라질이다 보니 시차가 12시간이 되는 곳이어서 밤늦게 행사를 참가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AIA 대회는 상당히 알찬 행사였습니다. UIA 대회와는 달리 원하는 시간에 접속하여 여러 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여러 차례 나누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오히려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내용도 건축사지를 통해 여러 차례 나누어 게재했던 것은 우리 스스로 보람된 일이었다 생각됩니다.

지난해 우리 협회가 주최했어야 하는 한중일건축사협의회는 올해도 불가피하게 열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으로 다시 연기를 하게 된 것이지요.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어서 각 나라의 비자, 격리 문제로 도저히 개최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행사 중 하나인 한-네덜란드 도시 및 건축 비즈매칭·네트워킹도 짧은 시간 준비한 행사였지만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시간에 접속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지만 짧은 시간에 우수한 건축작품, 기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Q 국제사회에서 한국 건축사의 위상·위치만큼이나 국제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야 하는데요. 특히 건축사와 건축계를 대변하는 국제활동 측면에서 UIA 세계건축대회, AIA 컨퍼런스, ARCASIA 학생잼보리와 같은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입니다.

공감합니다. 2017년에 개최된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는 우리 건축사들에게 국제교류의 유익함을 인식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회에서 대한건축사협회는 정말 주도적으로 참여를 해 주었습니다. 등록자 수가 만 명이 넘었고 그 중 우리 협회의 등록자가 칠천여 명이 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마 지금 협회 회장님께서 추진하시는 의무가입을 포함한 많은 이슈들이 이 대회를 기점으로 우리 협회에 주도적인 역할을 건축계로부터 위임받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ARCASIA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이번 ARCASIA대회 역시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ARCASIA (Architects Regional Council Asia, 아시아건축사협의회)는 1967년 뉴델리에서 최초 논의가 되어 1970년에 6개국(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싱가폴, 홍콩)으로 창설되었고, 지금은 21개국의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시아 건축을 대표하는 연합단체입니다. 우리나라는 1985년에 가입하여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1988년과 1999년에 서울에서, 2008년에 부산에서 아카시아대회를 유치하였는데 우리나라의 위상으로 볼 때 이제 네 번째의 대회를 유치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아카시아대회는 중국건축학회(Architectural Society of China)가 주관하여 10월 29일부터 11월2일까지 5일간 개최되었습니다. 코로나로 대회가 온라인으로 진행함으로써 많이 아쉬웠지만 다른 한편 큰 소득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비대면 국제회의가 매우 일상적인 방법으로 도입되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국경을 넘어 어느 장소에서 만나야만 이런 교류가 가능했었다면 지난 2년간 정말 많은 회의가 줌 회의로, 또 웹 세미나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의 만남과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국제위원회도 올해는 모든 위원들이 모든 국제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아카시아는 다섯 개의 위원회가 있습니다. 교육위원회(ACAE), 건축실무위원회(ACPP), 사회책임위원회(ACSR), 친환경위원회(ACGSA), 그리고 젊은건축사위원회(ACYA)가 그것입니다. 각 위원회는 매년 초에 수립된 연간 일정과 단기, 장기의 목표를 향해 빈틈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회의에는 건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에도 동일한 기능의 위원회의 전문가들이 아카시아의 각 위원회에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인재육성위원회, 녹색건축위원회의 건축사들이 함께 참여했던 사례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 가지 축하할 일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협회의 신춘규 건축사(국제위원회 자문위원)가 C지역(한국,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몽골)의 부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사회에서 북한(조선건축가동맹)이 새로운 회원국으로 승인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내년부터는 C 지역의 회원국이 7개국 단체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북 간의 건축교류가 좀 더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ARCASIA 건축상에서 한국의 건축사사무소 아틀리에 마루의 구국현 건축사가 제출한 작품이 우수작(Honorable Mention)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와 함께 진행된 학생잼보리는 약 150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온라인 영상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고 서로 경험을 나누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3개 대학에서 8명의 학생과 강호원 국제위원회 자문위원이 참가했습니다.

Q 코로나19로 국제교류 방식·방법도 기존과는 달라져야 할 듯합니다.

맞습니다. 이것은 이번 코로나가 우리에게 제공한 역설적으로 가장 유익한 혜택이 되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생각하지도 않았을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했습니다. 모든 교류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오히려 국제적 교류의 횟수와 회의에 대한 참여율, 그리고 집중도 면에서 대면회의에 비해 더 높은 효과가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아시아 국가에서는 웨비나(웹 세미나)가 수시로 열렸습니다. 그리고 포스트 펜데믹과 건축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 이에 대한 가이드북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건축계의 움직임이 그만큼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좀 더 앞선 추적관리 등을 통해 오히려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비했던 결과일 수도 있고요. 코로나가 우리 건축분야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국제교류에서의 이번 비대면 회의기술의 경험으로 인해 앞으로 이번 위기가 끝나고 난 뒤에도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제위원회의 향후계획이라는 것은 엄밀하게 설명하면 대한건축사협회의 미래 비전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미래 비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창의적인 건축설계, 설계 실무의 전문적 역량, 경제선진국으로서의 선진적 설계기술의 노하우, 그리고 세계시장의 주도와 같은 것이 앞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건축설계시장은 상당히 과열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대형건축사사무소는 일감이 넘치고,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곳은 여전히 바쁩니다. 그리고 공모를 통해 이루어지는 설계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간혹 그 경쟁이 부당한 방법으로 결정되어지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서 아마도 건축학교육인증을 받은 학교와 학생 수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일 것이라고 저는 짐작하는데 막상 건축사사무소의 인력난을 들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대학의 건축학교육인증실사를 가보면 수도권 대학의 5년제 건축학과 졸업생의 반 이상이 설계사무소에 취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앞으로 건축설계의 양적인 성장은 한계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우수한 교육을 받고 치열한 경쟁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의 건축계가 앞으로는 아시아, 나아가 유럽과 아프리카의 설계시장을 우리의 시장의 한 부분으로 확장하여야만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한국의 건축 상품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 수월성이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국제위원회는 우선 국제교류를 통한 새로운 정보를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해 세계 건축의 흐름을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많은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이 국제위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행사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협회를 비롯한 한국 건축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 국제위원회가 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