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되는 건축사, building a building으로 돌아가자
독학으로 패시브하우스를 공부해서 재료를 준비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에너지를 거의 안 쓰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짓고 책을 펴낸 건축분야에서 비전문가인 이대철 씨의 말이다. “나는 ‘건축사’나 건축회사같은 전문건축사의 설계비용이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제로에너지하우스의 경우, 설계할 능력있는 건축사를 만나지 못했기에 나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류전희 교수는 말한다. ‘대한민국 건축사는 프로페셔널인가?’ 라는 제호에서 “어떤 개발업자들은 건축사에게 한 채의 설계비를 주고 수십 채의 집을 지어 팔고, 홍대부터 삼청동까지 제일 핫한 지역들의 집들은 쉼없이 개조되는데, 대부분의 일들이 부동산중개업소들과 연결된 인테리어업자들이 건당 500~700만원주고 허가받아 공사하는 현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왜? 현금이 상당부분 돌아가는 시장에서 건축사들이 배제되고 있는지 누가 아는가?” 라며 “건축이라 이름짓고 예술하려다 대중에게 소외받고 굶느니 대다수 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집이나 건물들을 건강하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게 고치고 짓는 ‘building a building’ 으로 돌아가자.” 고 말이다.
참으로 현실과 미래를 통찰한 그의 지적이 고맙다. 2011년 RIBA가 펴낸 “2025년 건축직능의 미래는?”이라는 보고서에서 건설산업이 현재보다 암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한다.
건축사! 건축주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가 되어보자. 허가가 아니라 시공을 위한 설계, 자재가 표기되어 견적이 명확한 설계, 미래와 에너지와 환경을 고려한 설계를 하고, 이를 시공해보자. 주택을 상가로 개조하는 일, 스무평의 패시브하우스를 설계, 시공하면서 작품을 못한다는 자괴감보다 좀 더 지속가능한 즐거운 골목 건축사로 일어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