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란 무엇인가?

2012-04-01     편집국장

건축물은 시대의 산물이다. 위치한장소에 시간이 녹아들어간 결과물이다. 잘난 건축물이던 못난 건축물이던 모든 건축물은 가치를 지닌다. 또한 건축물을 ‘생활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건축이라는 것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그 시대의 사회, 경제, 문화 및 기술적 상황이 그대로 표출된 상징적인 존재로써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건축된 모든 건축물은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해당 건축물의 설계자는 설계 당시의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고 불 수 있다.

근대화 시절부터 현재까지 비난받고 있는, 성냥갑에 비유되는 공동주택 문화조차도 당대의 생활상이 반영된 형태이고 공간인 것이며 그 나름대로의 가치는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과정을 통해 건축인들은 과거의 상황과 결과에 대해 학습하면서 현 시대 상황에 적합한 발전적 대안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건축인들의 개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황은 ‘부동산’이라는 경제적 가치의 판단 기준에 좌우되고 있다. 그래서 ‘토건족’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한다. ‘건축(Architect)’ 의 가치가 ‘건설(Construction)’과 ‘부동산(Real estate)’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버린 것이다.

4년 전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민간주도에 따른 한계로 인하여 제대로 추진이 불가능했던 근본적인 부분에서까지 많은 개혁적 조치와 활동에 대한 기대를 했다. 왜 한국 건축문화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였는지, 어떤 것들이 취약한 점인지,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비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다.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활동기간에 비해 높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정부기구 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오는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된다. 선관위의 발표에 따르면 비례대표를 포함해 국민을 대변하겠다고 선거판에 뛰어든 이들 중에는 변호사 등 법조계 64인, 의사, 약사 등을 비롯한 의료계 10인 등이 포함됐다. 정당 내 주요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의 영입은 관련 국가 정책의 합리적 결정을 위함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환경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건축사는 왜 없는가? 국민과 정당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암울한 건축계의 자화상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