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새로운 협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2011-01-16     김영수 대한건축사협회 22대 회장

희망으로 가득했던 경인년은 가고, 새로운 기대를 안고 신묘년 새 해를 또 즐거이 맞았습니다.

‘새 술은 새 푸대’라는 말과 같이 오는 2월에는 새 회장을 뽑고 새로운 집행부가 탄생하는 뜻 깊은 한 해이기도 합니다. 건축사하면 너나할 것 없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기에 어떻든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그 어떤 새 전기가 마련되지 않고는 안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는 요즘입니다. 심지어 건축사라 전문직이 와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우려와 함께, 우리사회에서는 다시 선망의 직업인으로 되돌아올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동안 건축사 개인이나 협회나 할 것 없이 구호나 외침은 난무했지만 정착 힘을 모아 실천하고 타대하는 노력은 너무나 미흡했던 것도 솔직히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우는 애기에게 젖준다고 정부의 건축정책은 생색내기만 급급했지 조금만 앞서가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해버리는 것이 또한 정부의 건축행정이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 새해를 맞아 한탄보다는 희망을 그리고 주저보다는 행동을 앞세우고 달리기 시작해야지 더 이상 머뭇거리고 앉아 있을 시간이 우리에게는 정말로 없습니다. 건축사도 건축사협회도 비장한 각오와 죽기를 결심하고 뛰는 절박한 오기가 아니고서는 그야말로 안됩니다. 그냥 살고자 하면 점점 더 죽을 수도 있지만, 죽을 각오로 다시 뛴다면 결코 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태산이 높다고 못 오를리 없고, 대양이 깊다고 못 건널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저력과 얼마든지 치고 나갈 수 가능성을 가진 건축사임을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묘년 새해, 우리가 달릴 대로는 저기 보입니다만 중간 중간 흩어져 있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우선 먼저 부닥쳐야 할 일은 2월의 협회 본부회장과 3월의 시도회장 선거입니다. 때가 때인 만큼 작금의 어려운 시대 상황을 뚫고 건축사의 업역을 확장하면서 건축사의 자존심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확실히 돌파하고 성취할 수 있는 유능한 회장을 선출하는 일입니다. 첫 단추 구멍이 맞지 않으면, 그 다음도 끝도 허황한 꿈에 불과합니다. 회장 잘못 뽑아 그나마 잘 가고 있는 협회조차 기우뚱 했던 예를 거울삼하 이번의 리더선출은 비상대책 차원에서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남겨야 합니다. 실의의 건축사 사회를 생기가 감돌도록 바꾸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건축사법과 협회 정관도 새로이 정립해야 하고, 갓 출범한 건축사공제조합도 발전의 틀을 조기에 완성해야 합니다. 건축물 유지관리제도의 도입과 친환경 건축문화의 접목도 더없이 중요하고, 미래의 건축사를 먹여살릴 건축연구소의 확대 개편은 물론 건축단체통합의 계속 추진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의 정책공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선결과제입니다.

이렇게 달리는 길에는 협회 혼자서는 쉽게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마땅히 회원들 모두 힘을 보태고 서로를 끌어주는 마라토너처럼 상호 위로와 격려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듯 회원이 협회의 주인임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우리는 이 간단한 진리를 외면하거나 무관심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난국을 타개하고 다시 건축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도 올 해를 그 출발점으로 잡고 주인의식으로 협회를 이끌어가는 우리만의 조직논리를 반드시 구축해나가야 합니다.

새해 회원님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고 우리 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