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단체통합 및 정관 개정의 안」부결
임시총회, 대의원 319명 찬성 186·반대 133·과반 넘었으나 2/3 못 미쳐
연내 통합 추진 예정에 차질
빠르면 연내에 추진될 예정이었던 건축단체 통합이 사실상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축사협회는 11월 3일 제1회 임시총회를 열고 ‘단체통합 및 정관 개정의 안’을 상정했으나 부결했다. 이로써 지난 3년간 걸친 통합을 위한 건축 3단체(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간의 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놓였다.
최근 통합에 대한 재검토의 문제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화두로 떠오르면서 많은 회원들의 관심이 증폭, 이 날 총회가 열린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는「전국바른행동건축사포럼」회원들이 대의원들을 상태로 책자를 배포하는 등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대한건축사협회 최영집 회장은 개회사에서 “건축계에서 한 목소리로 힘을 합하여 건축의 미래를 닦아나가야 한다.”며, “대의원들은 협회가 어려울 때 일수록 일치단결해서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오늘 이 자리는 미래를 주도하는 새로운 단체가 될 것이지, 도태가 되는 단체가 될 것인지의 중대한 총회가 될 것이다. 대의원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임시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명원위원장은 “3년 전부터 건축단체의 통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건축단체가 힘을 모은다면, 대정부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후 찬반 양쪽의 주장을 펴는 자리에서 백민석 대의원(주.더블유건축사사무소)은 “2월 정기총회 이후에 통합 과정이 회원들에게 전달이 미흡하다며, 누가 어떠한 논의를 했고 어떠한 내용들이 오갔는지 회원들에게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협회 집행부 현직이사로서 통합관련 정관 개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조충기 대의원(이사/건축사사무소 간향)은 “2월 정기총회 이후의 통합에 대한 3단체 간의 논의는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 또한 대한건축사협회는 사(士)로서의 걸어온 정통성이 있다. 그러기에 현재의 협회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직전 부회장을 지낸 류춘수 대의원(주.종합건축사사무소 이공/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은 “통합이 되면,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건축사의 업무가 예술이라는 범위까지 넓혀 질 수 있는 기회이다.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고 통합에 힘을 실었다. 또한 강희달 대의원(前서울회장/제이 건축사사무소) “여러분들이 사무실을 오픈할 때 정말 성공할 것을 보고 오픈했지, 망할 것을 보고 오픈하신 사람이 있는가? 우리는 누구나 전부 개업을 할 때 잘 나가는 선배 5%를 보고 개업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비록 현실이 어둡고 고달프지만 항상 희망 있게 사는 것이다. 통합을 하고 같이 이렇게 포용해서 가는 길이 정말 한번 해 보고 싶은 멋있는 길이다. 그러면 찬성을 해 달라. 그리고 수많은 거기에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나머지 집행부에서 해결하도록 이렇게 밀어주시기 부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의 향방을 가르는 정관 개정에 대한 의결은 일부 대의원들의 건의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재적대의원 448명 중 360명이 출석해 총 319명이 투표를 한 결과, 찬성 186명, 반대 133명으로 정관 규정상 출석대의원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대한건축사협회 임시총회 부결 소식에 한국건축가협회는 다음 날인 4일 임시총회를 개최, 당초 ‘통합정관 합의안 승인’, ‘정관개정 승인’의 건에 대해 의결할 계획이었으나,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대책논의를 했다. 한국건축가협회는 조만간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부의 안건인 ‘공제사업 출자금 지원’의 건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승인을 했다. 국토해양부로부터 지난 2008년 10월 건축사 공제사업 승인을 얻은 후, 올 9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공제사업은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회원의 동의를 받아 해당 회원의 폐업위로금 중 100만원 범위 내에서 공제사업 출자금 대여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앞으로 TF팀을 구성하여 사업계획서와 공제규정 개정(안)을 준비 할 예정이며, 오는 12월 중순 경까지 전산관리시스템 개발, 보험사와 업무협정 체결, 전자결재대행업체 선정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