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군기무사령부 본관의 국립현대 미술 서울관 활용에 대한 타당성 및 방향성’ 심포지움
지난 9월 29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옛 국군기무사령부 본관의 국립현대 미술 서울관 활용에 대한 타당성 및 방향성’ 심포지움이 열렸다.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김기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한국건축가협회 김창수 회장의 인사말과 배순훈 국립 현대 미술관 관장의 축사 그리고 김정동 목원대 교수의 기조 강연이 있은 후 제 1부 발표 제2부 토론순서로 이어졌다.
김창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행사는 역사적 장소 보존의 중요성과 세계적인 미술관을 갖기 바라는 열망이 상충되는 가운데 그 해법을 찾는 중요한 기회”라고 했다.
기조 강연에 나선 김정동 교수는 이곳은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 때 개성에서 뜯어온 건물이 들어섰던 곳으로서 개성 고려의 맥이 이어지는 공간이며 종친부와 규장각이 이 속에 같이 들어 있었던,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보존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경복궁으로부터의 앙각이나 고도 제한 등으로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1부 주제 발표에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필립 건축사사무소 이기옥 대표는 지구병원과 옛 기무사 건물이 1920~30년 사이 서양 모더니즘이 등장하는 시기와 10년 정도밖에 차이가 없는, 모더니즘이 동시적으로 구현된 건물이라며 시대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였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이주나 충북대 교수는 구조적 특성에 관해 발표하면서, 1926~1930년 사이 RC 구조로 된 몇 안 되는 건물인데 “철근의 후크 설치, 내진 설계 등 구조 기술의 완성도가 높고 의장과 기능에 대한 고려가 되어 있다” 고 전했다.
이어 발표한 솔토건축 조남호 건축사는 ‘미술관 활용에 대한 타당성 검토라는 제목’으로 수도지구 대지를 확보할 때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가정하여 각각의 가능성 검토를 설명하였는데 “구 기무사령부 부지 (18,281㎡) 내에서는 세계적인 미술관을 짓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면서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되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4번째 발표한 국립현대미술관 최효준 연구관은 “국립현대 미술관 서울관에 대한 구상” 이라는 제목하에 과천, 덕수궁, 그리고 서울관의 기능 분화와 확장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 “지을 본관은 도시 역사를 부지 전체로 느낄 수 있는 산책형, 나열공간형, 가로가 보존된 미술관 가로 지역과 전시 공간이 일체화 되는 미술관을 만들면 좋겠다” 고 했다. 아울러 배제대 김종헌 교수는 그 지역의 역사성을 뒤돌아보며 보존의 당위성과 미술관 건립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해결책 모색을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수도지구 병원을 이전 하여 원형 보전하는 것과 그것이 어려울 경우 근대 건축의 성격에 맞게 활용하는 방안의 연구를 제안했다.
이어서 진행된 2부 토론에서 먼저 발언에 나선 경희대 이관석 교수는 “배순흠 관장과 김정동 교수의 생각이 상반되지만 다 이유가 있다”면서, 이 건물이 서울시청만큼 역사적 가치는 없겠지만 역사를 기억하며 미술관으로 쓰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미술평론가 조은정 씨는 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원으로 참여 했다면서, 김정동 교수는 “왜 하필이면 이 자리인가”라고 말하지만 미술인들이 열심히 찾았었고, 군군 병원이 나갈 자리를 찾아야 할 일이 아닌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21세계를 지향하는 우리 시대의 미술관을 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서울시립대 권기혁 교수는 일반인들은 75년 이상이나 되었다고 다소 불안감을 느끼고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현대 상태에서 구조적으로 그다지 나쁘지 않으며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고 말했다. 다만 그 안에 들어갈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고려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간의 이주연 이사는 국립 미술관 서울관 활용이라는 것으로 못을 박아서 논의하고 있지만, 그와 더불어 북촌 지역 역사적, 장소적인 면이 삼투합 되고 확산이 되어서 북촌의 새로운 문화가 인사동도 정동도 가도록 그 동력으로서 이곳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화익 갤러리’의 이화익 대표는 “현대적이고 랜드 마크적인 현대 미술관이 들어선다는 것도 10년 100년을 생각해 볼 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시내 있으면서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미술관을 세계적인 건축가가 의해 랜드 마크 적인 미술관이 세워지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안청모 교수는 “배순흠 관장이 예로 들은 미술관들은 다 성공한 것이지만 빌바오의 굳겐하임 미술관은 콘텐츠가 아닌 단지 건물로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오르세 미술관, 일본 국립 신 미술관 등은 역사와 도시적 컨텍스트와 공유하도록 했기 때문에 성공한 부분이다.“고 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발언한 최효준 씨는 “역사적 콘텍스트는 파사드가 보전 되든 하게 하면서 보전과 복원의 의미를 담을 수 있게 좋은 설계자를 선정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토론을 마치자 좌장인 김종헌 교수는 국군기무사 터의 역사적 중요성과 미술인들이 여망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을 짓는 일이 상충되지 않는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