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의 새로운 흐름

공간의 형식과 유기성

2010-07-01     이인화

우리나라의 도심은 밀도에 있어서 과포화 상태라 하여도 과함이 없을 것이다. 도심 여기저기에서는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건축물들이 각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신계획을 위한 신축이나 개발의 여지는 찾기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각 지자체는 도심개발의 방향을 디자인에서 찾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도시가로는 간판정비부터 보도까지 공사가 한창이다. 건축물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드물지만 신축을 하는 건축물들은 다른 건축물과의 차별성을 보이려 한다. 건축의 전통적 방식(기능위주의 방식)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 현란한 미술적 모양에 근간한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는 측면이 많다. 외관 리모델링의 경우도 미를 뽐내는 모양새에 치중한 건축물이 도심 속에 건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간혹 시야에 거슬리는 외관의 건축물도 있지만 기존의 단아한 건축물에서 살아있는 듯이 요동치는 건축물의 디자인은 눈을 즐겁게도 한다. 그러나 건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건축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통일성 없는 자유로운 입면과 함께 각 층마다 다른 꼬임이나 파격적 형태를 취한 건축물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 것인가,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반겨야 할 것인지, 아니면 건축공간에 대한 재해석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건축의 근본이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싸이게 된다. 이러한 건축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건축공간이라는 기본에서부터 재조명한 책이 출간되었다. 안우진 편저의 ‘현대건축의 새로운 흐름-공간의 형식과 유기성’이다. 기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고 디자인측면에서는 새로운 미술사조에 부합하고 싶은 설계자의 욕망을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미학적 가치를 건축공간에 어떻게 부합시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건축의 존재이유가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것, 공간체험이 건축의 예술적 가치를 나타낸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공간과 기능의 관계를 융합하는 형식의 측면과 공간과 기능의 관계를 교차시키면서 보는 유기성이라는 측면에서 20세기 현대건축을 사례로 들어 전개시키고 있다. 저자는 형식을 ‘균질공간’, ‘시․공간’, ‘장소’의 세 가지 측면에서 논하고 있으며 유기성에 대해서는 현대건축이 나아가고 있는 공간의 향방으로서 유기성의 모습과 특징을 다루고 있다. 또한 현대의 다양한 세계가 서로 공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개의 경계영역을 공간화하고 건축화하는 수법을 통한 공간에서의 신체체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2000년 이후, 유기성을 강조하는 건축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건축개념에서 유기성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건축사들이 건축에 대하는 자세로서 사람이 느끼는 공간감에서의 심미적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과 그 노력위에 유기적 디자인을 완벽하게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논의의 여지없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자칫 형태의 자유로움과 특별한 파사드로의 강렬한 욕구가 한 순간 건축의 근간을 벗어나고 있지는 않는지 가끔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건축공간의 기본개념을 되짚어 보자.

 

저자: 안우진
출판사: 기문당
면수: 302P
정가: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