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최초의 지자체장 당선을 축하하며
알찬 행정으로 더 큰 내일을 보라
1995년 지방자치단체의 온전한 출범 이후 금번 6.2 지방선거에서 건축사들은 24명이 출마하여 절반인 12명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당선자들은 시군구자치단체장 3명, 시도의원 2명 그리고 시군구의회의원 7명이다. 우선 당선한 모든 건축사들을 축하하며 낙선한 건축사들에게도 차기를 기대하라고 주문하며 선전에 위로를 보낸다.
그간 건축사들은 시 군 구의회와 광역시 및 도의회의원에 다수가 당선되어 지방의 건축 건설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금번처럼 자치단체장에 당선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특히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으로 지자체장의 수장 격이 되는 서울 종로구청장과 외국인근로자들이 가장 많은 경기 안산시장 그리고 군사도시 강원의 원주시장 등 특색 있는 도시의 수장으로 건축사가 당선된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다.
금번 선거는 집권 여당을 견제하려는 민심에 영향 받은바 크다. 이들 모두가 민주당원이라는 점에서 혜택을 봤다 할 수 있겠으나 이는 그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보다는 지역사회에서 뿌리박고 꾸준히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시민활동과 대민봉사활동 등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자기 계발 또한 부지런히 한 것 등이 더 큰 승인일 것이다. 원주시장의 경우 3수 끝에 당선한 것처럼 집념과 신념 또한 승인의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이는 시대가 건축사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직업을 분류한 자료는 찾을 수 없으나 대체적으로 공무원과 정치인 그리고 경제인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 외에도 건설회사 대표 연예인 등도 당선되었으며 기타 전문인들 중에도 지자체장들이 가끔 나왔었다. 그러나 건축사의 경우, 출마자체가 희소한데다가 지금까지 당선된 예가 없었다. 그런데 금번 선거에서는, 안산시장의 경우 건축사 두 분이 입후보했으나 단일화하는 아름다운 모습까지 보여 줌으로써, 100% 당선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해방 이후 한국은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주력하는 후진국에서 산업화 사회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개도국의 위치에서 벗어나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시점에서 국민의 요구는 의식주가 아닌 복지 즉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복지에는 수많은 사항들이 있지만 주거환경과 도시환경의 개선은 이들 대부분을 포함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들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당연히 건축사라는 전문가이다. 결국 시대는 지자체장으로서 건축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분은 7월1일 영광스런 지자체장에 일제히 취임한다. 이들이 건축사로서 갈고 닦은 전문지식을 지방행정에 펼쳐 가장 우수한 실적을 내는 지자체장이 되길 기원하며, 그러기 위해서 정기모임 등을 통한 정보교류도 권하고 싶다. 또한 향후 더 많은 건축사들이 지차체장 선거에 도전하길 바라며,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장을 마친 훗날 시도단체장으로 출마 당선되어 건축사의 위상을 높이고, 정당한 권익을 찾는데도 일조해 주기를 기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