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監事)와 감사(感謝)
범사에서 감사함을 찾는 자는
역경도 즐기는 넉넉함이 생긴다
리더는 언어에 신중해야
감사에 감사(感謝)하는 회장
회원들은 우러러 볼 것이다
지금은 국제적 봉사단체가 된 다일공동체의 대표이며 ‘밥퍼’의 저자인 최일도 목사의 청량리 선교 초기, 필자가 섬기던 교회는 주보 인쇄와 거처수리 및 배식처 환경개선 등의 봉사를 하였다.
그 덕에 필자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그에게는 어린 시절 일화가 하나있다.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난 순례자가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발 저를 살려 주세요!”
그런데 호랑이도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과연 주님은 누구의 기도를 들어주셨을까요? 최목사는 초등학생 시절 이 유머 퀴즈를 어머니게 처음 들었습니다. 조르고 졸라도 빙긋이 미소만 짓던 어머니가 사흘 후에야 결과를 말씀해 주셨지요. “호랑이가 순례자를 맛있게 잡수셨단다.” 깜짝 놀란 아들에게 어머니가 설명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일도야, 주님은 ‘청원기도’보다 ‘감사기도’를 먼저 들으신단다.”
기도에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나 대체로 ‘찬양, 감사, 참회, 간구’의 순서로한다. 절대 신에 대한 찬양을 제외하면 첫째가 감사이고 간구는 마지막에 들어있다. 이러한 감사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말씀처럼 찾아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생각을 ‘감사함’에 두면, 자신이 처한 환경이 어렵고 괴로워도 즐겁고 여유로워진다는 것을 터득한 선조들도 있다.
조선조 중종 때 문신이며 학자인 김정국은 기묘사화로 축출당해 시골에 머물렀다. 그는 ‘임금님 은혜로 쉰다’는 은휴정恩休亭을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여덟 가지 넉넉함이 있다’는 팔여거사(八餘居士)로 호까지 바꾸었다. 팔여란 “토란국과 보리밥을 배불리 먹는 것, 부들자리와 따듯한 온돌에서 자는 것, 땅에서 솟는 맑은 샘물을 넉넉하게 마시는 것, 서가에 가득한 책을 여유 있게 보는 것, 봄꽃과 가을달빛, 새소리 솔바람 소리, 눈 속의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기는 것이라 하였다. 어찌 그가 한양에서 벼슬살이 하며 물질적으로 넉넉하던 때를 잊었을까, 권토중래 또한 꿈꾸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저술에 힘쓰면서 한양의 현직에서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것을 깨닫고 이를 임금님 덕택이라며 감사하고 즐긴 것이다.
지금 협회는 감사 중이다. 감사는 회원을 위해 필요하지만 회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존재이다. 정관이나 규정 위반 등을 지적하는 감사의 쓴 소리는 회장의 잘못을 예방할 수 있는 약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회장은 지적하는 감사(監事)에게 감사(感謝)해야 한다. 그런데 요구사항에 답변은 없고, 이를 “왜곡날조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며, 임원 중에는 “화해하라”고 경우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이라면 감사도 회장이나 임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회원을 배신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요즈음 탄핵정국에서 모 정치인이 말했다. “박대통령에게 나는 배신자로 낙인찍힐지 모르나, 적어도 나는 국민을 배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