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단체 통합 원점에서 차분하게
건축사 협회의 임시총회 연기를 보며
대한건축사협회는 9월 10일 통합정관 승인을 위한 임시 총회를 개최하기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공고하였으나, 총회 이틀 전 열린 이사, 시도회장 합동회의에서 연기 의견이 대두되어 결국 이사회를 개최, 총회를 연기하기로 의결하였다.
원래 통합 정관은 3단체 대표들이 1년 이상 수 십 차례 만나 수정에 수정을 가하여, 더 이상은 일자 일획도 수정 가감 없이 각기 총회에서 통과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대한건축사협회는 당시 감사가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하며 통합에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을 낸 것에도 불구하고 이를 3단체 중 제일 먼저 통과시켰다. 그러나 한국건축가협회는 이후 총회에서 정관1조의 건축사법의 근거를 삭제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킴으로서 스스로의 약속을 어겼다. 결국 3단체는 건축기본법과 문화진흥법을 삽입하는 수정안을 약정함으로서 통합에 차질을 가져 왔다.
이후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건축가협회회장은 양 단체가 소속된 국해부와 문광부를 방문, 장관면담과 통합에 긍정적 답변을 받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건축사협회 회장은 16개 시도를 일일이 방문하여 이에 대한 설명과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애초부터 통합을 반대하던 회원들은 수정을 계기로 운영규약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회원게시판 등을 이용하여 반대하는 이유를 게재하기 시작하였고, 통상 이슈화된 메일도 200건 정도인데 3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지지 댓글과 통합을 지지하는 글들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시도회장에게 전달되고, 합동회의에서 총회의 연기가 주장된 것이다.
통합과 현상유지는 모두 당위성이 있다. 균형을 맞춰야지 현 규정은 너무나 불균형이기에 자존심 문제라는 주장과 양보하고 양보하여 큰 틀을 짜야지, 요 것 조 것 따지면 통합이 안 된다는 것도 모두 협회와 회원을 위해 당위성이 있는 말들이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그 동안 수 없이 되풀이 해왔고, 그래서 합의된 통합이지만 수고스럽더라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자는 것이다. 프로골퍼도 잘 안 맞으면 그립 잡는 기본부터 다시 점검한다고 한다. 의외로 모두가 공감하는 안들이 쉽게 나올지도 모른다. 자기주장과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내일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