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보는 무지보다 무서운 편견을 낳는다

2016-06-16     문부훈 건축사

사회학 전공으로 인터넷 수능강사로 방송에서 인기를 끌던 유명강사가 자진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한 인문학 관련 방송에서 대중들에게 생소한 조선시대 미술관련 천재라고 평가받던 한 화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거침없는 강의 이후, 관련 분야 전공자와 전문가들의 강의 오류 문제제기와 비난 여론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명강의로 유명한 강사가 그렇게 알려주는 대로 자신들의 무지한 분야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강의에 열광했다.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지적과 항의 전까진 그 누구도 잘못된 정보의 대해 알지 못했다. 무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지함을 욕할 수는 없다. 일반대중들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진실여부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식정보화시대로 잘못된 정보는 진실과 현실은 모른 채,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잘못된 정보는 나중에 바로 잡기도 힘들다.
우리는 어떠한가? 건축을 미학, 철학적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기술적이고 현실적인 사고가 필요한 분야인 것을 단순히 이분법적 사고로 자신의 지식이 전부인 듯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학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건축사를 집장사용 도면을 그리는 사람들로 비하한다. 건축가협회는 ‘문화적’, 건축사협회는 ‘경제적’으로 구분해버리고 잘못된 예를 서슴없이 일간지에 기고하는 건축평론가도 있다.
한쪽에선 UIA의 공식명칭인 '국제건축사연맹' 대신 '국제건축가연맹'으로 잘못 표기하더니,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국제건축사대회’라는 명칭으로 알고 있던 UIA대회를 건축사들의 무리한 요구로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로 변경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좋은 건축은 ‘건축가와 건축사의 아름다운 조화’라는 소리도 공공연하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구분할 줄 모르는 대중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일반대중들은 건축사와 건축가를 잘못된 정보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편견을 갖고 있다. 소위 건축가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포장하여 지도자로 행세하며 우월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도 문제지만, 본협회나 지역건축사회에서 임원까지 하신 분들이 개인적 영달을 위해 건축가로만 나가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도 일반대중들한테 건축사를 건축가로 가는 단계의 직업으로 인식하게 할 수도 있다.
건축사를 단순히 설계기술자로만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의 업무대가산정이나 정책결정의 우선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협회에서 “건축사는 ‘국가공인건축가’이다”라는 문구로 홍보를 시작했다. 괜스레 문구에서 느껴지는 건축가의 우월적 지위는 내 자신의 비약이라고 하고, 협회 차원에서 사회공헌과 홍보에 열심히 한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싶다. 하지만 지식인들과 건축지도자라는 분들의 양심적인 인식과 올바른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