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 밀어주기를 중단하라

2016-06-01     .

국토교통부가 민간의 BIM 도입과 활용 촉진을 위해 ‘한국형 BIM 표준 라이브러리 v0.9’와 활용 어플리케이션을 5월 2일부터 한국형 BIM 표준 라이브러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무료배포하고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도시건축연구사업의 연구 성과의 일부를 공개한 것으로 특정 소프트웨어에 치우치지 않고 개방형 BIM 국제표준포맷인 IFC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다. 건축서비스산업 선진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뚜렷한 이번 라이브러리의 공개와 관련, 특정업체 밀어주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사용자편의를 위해 업계참여에 따라 상용 소프트웨어용 라이브러리도 병행 제공하고 있음을 밝히고는 있지만 1차로 A 사 제품용 라이브러리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논란의 발단으로 시장점유율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연구과제에 대한 A사의 협력의향서가 사전에 제출된 만큼 거래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올해 말 연구가 종료되는 시점 이전에 A사 제품 이외의 B사, C사 제품용 라이브러리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6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충분히 눈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홍보효과는 엄청나다. 이에 더해 A사 제품용은 표준 라이브러리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연구비용으로 연구단에서 직접 수행하고, 타 사 제품용은 그 기준에 맞춰 각자 비용으로 개발해 공개하라고 했다 한다. 국책과제에 걸맞지 않는 형평성 결여다.
국토교통부를 전면에 내세운 홈페이지에 모든 제품에서 불러들일 수 있는 개방형 라이브러리와 더불어 A사 제품 포맷의 라이브러리 하나만을 추가 우선 공개한 것은 민간 시장에 공공이 개입하여 헌법에서 보장한 기회의 평등을 훼손하는 것이다. A사 및 해당 제품에 대한 엄청난 특혜다.
A사는 해당 업계의 유일무이한 외국계 공룡기업으로 이러한 기업의 시장 장악에 의한 폐해의 엄청남을 이미 캐드시장이 보여줬다. 공룡기업의 독점 시장이 구축되면서 자본력을 통한 시장전략에 경쟁업체들은 버티기 힘들어지고 소비자는 봉이 된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 활동에 대한 거대기업의 집요한 회유와 유혹으로 대가를 톡톡히 치른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기억하면서 국토교통부는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중단하고 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통해 관계자 문책 등의 합당한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