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

2016-05-16     정태영 건축사

5월은 가정의 달로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을 돌아보며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달이다. 특히 이번 5월은 연휴가 있어 가족 간에 여행도 많이 가고,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이동도 많았다. 필자도 어머님을 찾아뵙고 가족들과 함께 밤 늦게 까지 옛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는데, 늘 떠나는 차를 바라보고 계시는 어머님을 뒤로 한 채 돌아 올 때면 마음이 먹먹해 지게 된다.
항상 자신보다는 자식들만을 생각하며 고생만 하시며 사신 어머님을 바라보며, 이제는 아들 셋을 키우는 부모로서 아들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를 늘 마음먹곤 한다. 우리는 모두가 누구의 자식이며, 대부분 누군가의 부모인 것이다. 그러기에 자식으로서는 부모에게 효를 행해야 하며, 자녀들에게는 좋은 부모로서 먼저 바른 모습을 보이며, 자녀들을 잘 양육해야 한다. 자녀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부모는 먼저 험난한 길을 개척해서 자녀들이 좀 더 편한 길을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필자는 사무실을 시작한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주말과 연휴에도 맘 편히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가 없고 직원으로 근무 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 투자해야 업무처리가 가능한 게 현실이다.
경제적인 여건으로 관리직원 한명 두는 것도 여의치 않아 설계, 영업, 관리업무까지 감당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야만 한다. 늘 시간에 쫓겨 사는 나의 삶에 대해서 무엇 때문인지 늘 고민이다. 설계비는 얼마를 받아야 적정한 것인가? 얼마를 받아야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수 있는 것인가? 우리가 이러한 고민을 끝내지 못하고 계속하고 있을 때 건축사를 꿈꾸는 자들은 더 줄어들 것이고, 우리나라 건축의 미래도 더 어두워질 것이다.
현 시대의 건축사로서 살아가는 우리는 부모의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 자신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미래의 건축사들을 위해서 먼저 바른 모습을 보이며, 험난한 길을 개척해서 그들에게도 건축사의 길이 희망이 있고 보람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과거에 잘못된 수사로 인해 미래가 바뀌고 미래의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모습으로 현재 우리가 힘든 것을 기억하며, 현 시대의 건축사로 살아가는 우리는 부모의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