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야근
작년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재미있어 스크랩해뒀던 글을 소개할까 한다. 제목은 ‘프랑스에 이민 간 한국인의 야근’이다. 프랑스로 이민을 간 한 한국인이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와 같이 야근이 미덕이라고 생각했고 매일 열심히 야근을 했는데 어느 날 프랑스인 팀장의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 이에 그는 내가 열심히 하고 싶어서 일을 하는 것이고 내가 야근을 함으로써 회사의 성과도 좋아질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단다. 이러한 반문에 프랑스인 팀장은 당신으로 인해 당신을 의식한 누군가가 야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그는 가족과 함께 하는 맛있는 저녁과 따뜻한 사랑이 있는 주말을 포기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단다. 그리고 우리들이 오랜 세월 힘들게 싸워서 쟁취한 권리를 훼손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여서.
요즘 지역의 젊은 건축사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 중 많은 부분이 다세대업자들의 무리한 설계요구 수준과 사용승인 후 자행되는 불법 무단증축, 설계비 대가기준에 대한 이야기다. 업무대행을 나가보면 아직도 건축주의 무리한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승인 검사 현장에 나온 건축사의 어려움을 자주 보게 된다. 1980년 7월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행해진 특정건축물 양성화 특별법에 길든 건축주들의 무단증축으로 사용승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 가보면 전혀 다른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광경을 눈뜨고 봐야하는 일들 또한 비일비재 하다. 강화되는 에너지 절약 설계, 각종 심의 등으로 업무량은 늘었지만 88올림픽 때보다 못한 대가를 받고 설계하는 많은 건축사들의 애로가 설계경기 둔화로 일감마저 줄어들고 있는 요즘, 건축사들에게는 잔인한 봄이다.
2016년 8월부터 소규모 건축물 및 분양대상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가 분리된다. 건축의 공공성과 안전성을 위한 건축사의 역할이 한층 필요할 때이고, 어느 순간엔가 사라졌던 건축사의 소규모 건축의 감리대가가 정상적으로 돌아올 기회다.
또한 더 이상 업자에게 휘둘리지 않고 적법한 설계대로 정당하게 감리할 기회이기도 하다. 80년대 감리분리 시 발생했던 여러 문제점으로 감리분리가 폐지되었던 것을 거울삼아 우리가 오랜 세월 힘들게 싸워 쟁취한 권리를 이제는 더 이상 스스로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설계자의 사후설계관리에 대한 내용도 확실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련의 업무는 협회가 만들어 회원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함께 지켜야 하는 일들이다.
바야흐로 꽃피는 춘사월이다. 우리 건축사와 우리 직원들도 매일 야근이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맛있는 저녁과 따뜻한 사랑이 있는 주말을 즐길 권리를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