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큰 방향 제시하는 협회가 되길 바라며...
근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건축은 세계로 약진하고 있고, 한국 내에서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건축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져가고 있다.
해외 건축상을 받거나 해외 건축전문지에 한국건축물이 소개되는 것을 심심찮게 목도하면서 성장하는 한국건축설계의 현재를 기대와 함께 느낄 수 있다.
주위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지금이 어쩌면 앞으로 10년, 20년 뒤의 한국건축이 스스로 노력하여 내구성을 키우고 세계 속에서 한국의 건축문화를 꽃피울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고 이야기하곤 한다.
건축사는 건축설계 자격제도에 있어서 가장 권위 있는 위치임과 동시에 건축문화의 창달과 전파에 책임과 의무가 막중함을 그 누구도 부정 할 순 없을 것이다. 건축사라는 자격이 그와 같은 가치와 책임의 무게를 지고 있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건축문화의 성장과 발전의 중심에 대한건축사협회가 자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금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는 이익단체로서 회원 건축사의 지속적 교육과 윤리의식 제고 그리고 건축사법에 의한 건축사의 권익보호 및 입법과 행정적 영역에 이르기까지 건축사를 위한 협회로서 다방면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건축계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해본다면 건축계가 당면한 사회적, 문화적 이슈들과 현안들에 대해 건축사 협회의 활동은 그다지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바야흐로 한국 내에서 종합예술로서 건축물에 대한 창작행위가 자리 잡기 위해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하며 한국 건축이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위해서 현재 건축계가 바라는 건축단체의 역할은 무엇일까?
대한건축사협회에 있어서 건축사의 권익보호가 필수적인 과제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건축단체 중 가장 영향력을 가지면서 또한 존재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서는 첫 번째, 건축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어젠다에 대한 고민과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로, 그 어젠다를 가지고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이타적인 자세의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어진다.
단순히 건축사라서 권리와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이고 한국건축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는 활동을 통해 가까운 미래 한국 건축계가 그 위상이 높아졌을 때, 모두가 한목소리로 건축사협회의 활동과 노력을 인정한다면 건축사를 바라보는 시선에 자연히 존경과 인정의 대우가 있지 않을까 한다.
소탐대실이라는 말처럼 회원의 권익보호에만 지나치게 몰두해 이기적인 단체라는 이미지만 부각되기 보다는 건축계를 아우르는 모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집단으로 자리매김하는 건축사협회를 꿈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