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직 공무원 그리고 건축사의 길

2010-03-16     변형우 건축사 기자

12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건축사의 길을 걷는 이광영(41.전남순천) 건축사 그가 말하는 건축인생. 전직 건축직 공무원(1996년∼2008년)이었던 이 건축사를 만나 그의 건축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에게 ‘건축사’란 오랜 목표였으며, 도전이었고 지금은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건축사는 건축사가 된 계기에 대해서 스턴트맨으로 시작해서 액션배우가 되겠다던 꿈 많은 고교시절. 그리고 영화세트장에 관심을 가져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게 되었고, 해병대(645기)제대 후, 단순히 훗날 영화감독을 하겠다는 젊은 시절의 호기가 나를 건축인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 꿈에 사로잡혀 삶의 경험을 많이 쌓고 있던 20대를 붙잡은 것은 우연히 치룬 공무원 시험이었고, 그렇게 공무원 생활은 1996년 9월부터 시작됐다. 월드컵이란 축제로 전국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 2002년. 우연히 TV에서 월드컵 경기장의 설계개념을 다룬 프로그램은 전율하게 만들었고, 그 전율은 곧 충격으로 다가왔다.

건축사를 도전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그때쯤 이었다. 그 이후 서점에서 많은 계획 건축물들을 접하였고, 나름대로 건축적 가치관을 형성시켜 나아갔던 것으로 기억한단다. 건축사 공부를 시작했을 당시 주변의 많은 동료 직원들도 건축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던 걸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 건축사는 2007년 건축사 시험을 합격하고, 그 이듬해인 2008년 2월에 개업했다. 건축사시험을 합격하고 바로 공무원을 그만두었는데, 주위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집안에서는 아예 호적에서 빼버리겠다며, 만류가 심했다. 그런데 건축설계를 하고 싶은 욕망은 그 모든 것을 다 뿌리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설마 하는 아내에게 했던 “지금 개업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면서 살 것 같다”는 한마디가 현재까지 이르렀다. 주변 사람들의 반대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건축사는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힌다.

공직생활에서 바라본 건축사와 현장에서 바라본 건축사에 대한 차이에 대해 “설계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사준비를 하면서 주변의 건축사들이 멋있고, 당당하고, 또한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막상 건축사 생활을 해보니, 멋지지만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여러 가지 사무소를 경영하면서 건축사라면 누구나 느끼는, 그런 점들 때문에 아름답다기 보단 힘겹다라는 걸 느꼈다. 솔직히 이런 것이 건축사 생활인가! 라고 실망도 많이 했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날 잡아주는 것이 건축적인 꿈 이었다.” 피력했다.

이 건축사는 사람들이 건축사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꼭 필요한 사람인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 직업군인지 등 아직도 건축사의 필요성과 인식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책과 실무를 통하여 건축적인 가치관을 형성시킬 때 가졌던 하나의 꿈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예전에 조각공원을 갔을 때 실현 불가능하겠지만 ‘우리의 도시도 저렇게 건축물을 조각으로 인식시켜 공원화를 시키면 어떨까? 도심 속에서 지친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고, 거친 마음을 순화시켜 도시 건축물을 통해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건축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불가능 하다 할지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것이 이 건축사의 말이다. 물질만능주의와 외적 팽창에만 집착하는 우리의 도시건축을 조각도시로 탈바꿈 시키고 싶다고. 그러기 위해서 너무나 많은 노력과 현실의 벽에 부딪히겠지만 언젠가는 시민들이 노을에 비친 아름다운 건축물을 그리워할 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것이 비록 일장춘몽으로 끝날지라도 그게 자신의 건축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 여긴다.

이 건축사는 앞으로 후배 건축사들에게는 이렇게 밝힌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건축사 중 한사람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고 당당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