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건축사다

2015-12-16     배소현 건축사

협회는 우리를 대표하고,
생각을 실현시키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

1월이면 의미 있는 행사가 있다. 지금도 그 행사는 1월에 하고 있다. 건축사라는 자격을 수여 받는 날! 건축설계분야에 정열을 쏟았던 이들을 홀로서기의 출발선에 세우는 날! 어김없이 다가오는 1월에 새로운 건축사들을 출발선에 세울 것이다. 해마다 우리는 그 출발선에 섰었다. 막막한 그 시절 협회는 자격증 한 장 건네며 열심히 잘 하란 말 뿐이었다. 협회는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강제성도, 필요성에 대한 부분도 물음표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한 달 남짓이면 2016년이다.
그동안 협회도 정체성을 회복하기위해 부단히 달려온 것 같다. 협회가 우리를 대표하고 우리의 생각을 실현시키고, 우리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매번 회장선거를 하며 회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회장 혼자만의 생각과 혼자만의 움직임으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있을까?
협회는 많은 조직체계와 위원회 산하 지회까지 다양한 경로를 가진 건축사들의 집합체다. 협회는 회장의 협회가 아니다. 우리의 협회다. 뜨거운 열정과 주인된 입장에서 착실히 계획을 세워 우리의 원하는 바 목표를 이뤄나가야 한다. 결국 협회를 변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이는 바로 우리 건축사이기 때문이다.
건축사들이 마음 놓고 설계에 전념할 수 있는 시장분위기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 건축사들이 설계에 전념하지 못하게 하는 많은 제도와 관습들을 개선할 수는 없는 걸까? 설계시장에서 건축사들이 건축주로부터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건축사의 역할에 걸 맞는 대접을 받을 수는 없는 걸까?
누가 협회에서 일해야 할까? 우리다. 우리는 건축사다. 사실 현실적으로는 뜻 있는 몇몇이 각 위원회에 참여하며 협회의 일을 하느라 과부하가 걸리기 일쑤다. 각 위원들이 하게 되는 뜻있는 일들도 평가의 대상이 되어 다소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뜻있는 소수들 마저 지쳐 뜻을 버리게 하지 말고, 모든 우리가 협회조직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매번 협회장님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모든 우리가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 뜻있는 소수 회원들에게 모든 짐을 씌울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