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건축민원인

2014-08-01     편집국장

착공 한 후에 구청 건축과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또 무슨 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대부분 민원이 발생해 접수되면, 건축공무원들은 감리한 건축사에게 전화를 한다. 대화의 말도, 부탁의 말도 아니고, 거의 죄인을 다루 듯, 빨리 민원 처리하라고 독촉의 말을 내뱉는다. 건축사업무 어느 부분을 봐도 민원을 건축사가 해결해야 한다는 조항은 안 보이는데, 건축사는 매번 전화가 오면 현장에 나가고, 시공자에게 연락하고, 민원인을 만나는 일까지 한다. 원만한 관리 감독을 위해서 할 수 있다. 양보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처리하는데, 요즘 들어 힘든 일은 공사가 시작되면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옆 집공사로 비가 샌다는 둥, 벽에 금이 갔다는 둥은 이제는 귀여운 일이다. 일단 돈을 목적으로 건축과에 민원을 거는 사람들은 돈을 받기 전까지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건축과 직원을 괴롭힌다. 담당공무원은 그 화살을 건축사에게 쏜다. 빨리 해결하라고. W건축사의 말을 빌면, 어떤 공무원은 “빨리 돈 주고 해결하시죠. 결국 돈이 목적인 사람들은 돈을 줘야 해결하더라구요. 적정선에서 빨리 해결하는 것이 편할 것입니다”라고 애기 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공무원이 이런 말을 했을 까 싶지만, 공무원으로서 할 말은 아니다. 막무가내로 트집 잡는 민원인을 누군가 제3의 사람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명하고 금품을 요구 할 목적인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공사가 시작되면 소음, 먼지 등 당연히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당당히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이 사회가 바르게 가는 일일까?

감리건축사의 영역을 넘어 어떨 때는 금액 조정까지 해야 할 때가 있다고 K건축사는 전한다. 자기이기주의적인 사회현상이 언제쯤이면 성숙한 국민의 모습으로 바뀔까? 돈을 안 주고 공사를 끝까지 할 수도 있다. 당연히 그리 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은 그 가운데서 죽을 듯 힘들다고 빨리 처리 않으면 준공 안내주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다. 건축공사가 시작되는 곳은 늘 상 있을 수 있는 사회문제이다. 누군가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고자 않는 이상, 착공 후 건축사들은 구청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철렁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