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대
사실 이 책은 60년대 중반에 비공식적으로 번역하여 출판되었다가 1972년경에 런던의 출판사에 의해 정식 출판된 책이다. MIT 대학의 건축학과 학과장 및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이 대학의 명예교수로 있는 저자 하브라켄(N.J.Habraken)이 젊은 청년시절 유럽이 주택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던 시기에 그것은 전혀 틀린 해답이라고 대담하게 지적한 책이다.
하브라켄이 옳았음을 사회가 인정하는 데에 20년이 더 걸렸지만 어째든 이 책에서 말하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도시와 대규모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데 건축가들의 이념과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론을 시사한다. 역자의 해설에 따르면 주거대(support)는 주거를 올려놓을 수 있는 ‘대‘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실사용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건축가들이 주거대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창조적 주택의 가능성을 이끌어 낼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변형 주택-현재는 개방형 주택‘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세상에 제안하였던 이론서이기도 하다. 주택건축 이론서의 고전으로 계속하여 출판되고, 유수한 미국대학의 교과서 및 참고서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이 책은 도해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자는 도해 때문에 상상의 자유를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에 예시적 그림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역자는 저자로부터 직접가르침을 받은 이화여대 윤재신교수이다. 읽다보면 모든 이론서가 다소 그렇듯이 번역이 껄끄러운 부분이 있으나 40년 전 어는 젊은 건축가의 이론이 서구사회의 주거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면 재미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