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

2014-06-16     편집국장

2011년 UIA 서울총회 유치 성공에 이어 2014년 대한민국 건축계에 또 하나의 낭보가 들려왔다. 2014년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행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한국의 건축은 국제적인 지명도 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상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를 준비한 커미셔너와 큐레이터는 기존의 지명도 있는 작가가 아닌 공모방식을 통해 선정된 작가들로 구성됐으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주최자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기존의 주제 및 전시 방법 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개혁을 하였던 것도 수상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1995년 한국관을 처음 건립한 후 19년 만에 최고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이번 건축전의 총 감독인 램 쿨하스가 제시한 올해의 주제는 ‘ 근대성의 흡수:1914–2014’ 였는데 한국관은 남북한의 건축이 갖는 특수성을 부각하여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한국관의 주제는 ‘한반도 오감도’ 로서 분단 이후의 남북한이 밟아간 각기 다른 이데올로기를 건축적인 시각으로 표현했다. 전시의 대상은 서울과 평양이다. 1950년대에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두 도시가 60여년 동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 하에서 변화된 모습을 극단적으로 대비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 대회의 유치와 유명 건축상의 수상이 우리나라의 건축이 세계 건축의 주류에 편입되었다거나 거기에 걸맞는 저력을 확보하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동대문 DDP를 비롯하여 국내의 유수의 대형 건물들은 외국 건축회사들의 독무대가 되었고, 한국의 건축사사무소들은 이러한 프로젝트의 외국 하청회사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이다.

또한 다양한 건축 규제와 턱없이 낮은 건축설계 용역비로 인해 작품다운 작품을 진행하기 어려운 한국 건축의 현실은 잇따른 국제 행사에서의 훌륭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외화내빈의 상황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제는 한국의 건축도 시간을 갖고 전반적인 수준을 높여 세계건축의 주류에 편입하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특정의 건축 행사에서의 수상이 아닌 세계 건축계가 한국 건축 디자인의 저력을 실제로 인정해주는, 그래서 세계 건축의 흐름을 주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