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집’으로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을 전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축에 대해 일부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서양사에 나오는 그리스, 이태리 등 유럽의 크고 웅장한 건축물, 도시의 하이라이즈 빌딩, 일반인들이 번접하기 어려울 듯 한 독특한 외관을 가진 건물 등 화려하고 빼어난 건축물을 최고의 창조물로 인식하고 여기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그러나 지난 3월 24일 발표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은 우리에게 다른 시선을 유도한다.
일본의 건축인인 반 시게루(坂茂․56), 종이 집으로 유명한 그가 수상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상을 주관하는 하얏트 재단 측은 선정이유에 대해서 세계의 재난지역을 찾아다니며, 현지 주민들, 자원 활동가들, 학생들과 함께 저렴하고 재활용 가능한 집과 공동시설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도왔음을 가장 큰 이유로 피력했다. 반은 도쿄 근교의 대학에서 건축학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자원건축가네트워크(VAN)’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건축과 사회를 연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르완다내전에서 유엔난민기구와 협력해 흔히 구할 수 있는 상자와 판지를 말아 만든 종이 튜브로 임시 보호소를 만들면서 시작된 그의 인도주의적 관심사는 이후, 일본 고베 대지진, 아이티 지진으로 이어지면서 건축인이며, 구호활동가로 활약하게 된다. <종이로 만든 집>, 상상할 수 없을 아이템으로 환경을 생각하고, 사람을 살린 건축인. 진정한 휴머니스트이며, 세계 건축계에 참된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인류가 시작한 이래로 건축의 본질은 아주 소박하고 단순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가 발전하면서, 함께 진보한 건축은, 더 크고 웅장하게라는 슬로건아래, 인간을 위한 소박한 주택은 소외당하고 무시당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점에서 반의 수상소식은 ‘건축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게 한다.
‘인간을 위하고, 그리고 자연을 거슬리지 않은 단순한 재료, 철거하면 다시 재활용되는 집’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이 재난현장에서 ‘집’의 의미를 되살린, 건축계의 슈바이처와 같은 사람에게 상을 수여한 듯해 반가우나, 지난해 이토 도요에 이어 또 다시 일본에게 돌아간 수상자를 바라보는 바다 건너 우리들은 고개가 절로 떨구어 진다. 건축은 아트인가? 공학인가? 아트이든, 공학이든 그 이전에 인간을 위한, 인문정신이 얼마나 절실한지, 그 절실함이 세계를 뛰어넘어 온 인류를 감동시킨 건축물로 탄생됐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