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 포럼] 레인스크린(Rainscreen)과 통기층 확보

2025-11-25     이재혁 건축사·(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서울특별시건축사회)

지난 칼럼에서는 목조건축물 외부에 형성되는 통기층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를 도왔다. 통기층은 투습방수지 바깥쪽에 레인스크린(Rain
screen)을 설치하여 만드는데, 이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빗물은 차단하면서도 내부의 습기(수증기)가 벽체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결로 발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레인스크린을 설치할 때의 디테일과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재혁 건축사(주.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 캐나다 현장에서 본  ‘철저한 통기’ 디테일
2012년, 캐나다 연방정부와 임산물협회의 지원을 받는 비영리단체 ‘캐나다우드 한국사무소’의 초청으로 캐나다 BC주(British Columbia)의 목조건축물과 목재 생산 공장을 견학한 적이 있다. 대규모 목조건축도 인상적이었지만, 실제 공사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시공 디테일들은 특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현장을 둘러보던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모든 개구부 상·하부에 설치된 통기구였는데, 국내 현장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고 외벽 통기층 확보를 위해 각 디테일을 철저히 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목구조 벽체의 습기 이동과  레인스크린의 역할
실내에서 발생한 습기(수증기)는 벽체를 따라 이동하며 OSB 합판의 미세한 틈을 통과한 후 투습방수지에 도달합니다. 투습방수지는 물방울은 차단하지만 미세한 수증기는 통과시키기 때문에 수증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다. 이때 외장재와 투습방수지 사이에 약 19mm 정도의 레인스크린 공간을 확보하면 수증기가 위·아래로 원활히 빠져나간다. 외벽에 수평 띠장을 설치하면 외장재를 수직으로 시공할 수 있다. 수평 띠장을 사용할 경우 배수구멍(weep hole)이 반드시 필요하며,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방부목을 띠장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처럼 강수량이 많고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는 레인스크린 설치가 특히 중요하다.

➊ 통기를 위한 디테일 1. ➋ 통기를 위한 디테일 2. ➌ 수직 레인스크린 시공 모습. ➍ 창호주변 통기구 시공 모습. (자료=주.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 강화된 단열 기준과 새로운 문제
최근 건축물 단열 기준이 강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2”×6” 구조와 유리섬유 단열재만으로 단열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로 인해 외장재로 30mm 외단열재가 포함된 EIFS(외단열미장마감) 공법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IFS는 단열성능 향상에는 효과적이지만, 습기 제어 측면에서 목조주택과 궁합이 좋지 않다.

유리섬유 단열재는 수증기 투과성이 높은 반면 EIFS의 EPS 단열재는 불투습재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이동한 수분이 EPS에서 차단되어 결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기존 해결책은 투습방수지 시공 후 띠장을 설치해 레인스크린 공기층을 만들어 수증기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외단열재 내부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대류에 의한 열손실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결국 “단열성능 향상과 공사비 절감”이라는 애초의 목적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 대안: 레인스크린 기능을 포함한 투습방수지 ‘드레인랩’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레인스크린 기능을 포함한 ‘드레인랩(Drain Wrap)’이다. 드레인랩은 수직 주름(emboss)으로 인해 습기가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어, 별도의 띠장을 설치하지 않아도 통기층 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제품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상·하부 후레싱이 부실할 경우에는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며, 벽체 내부 물고임이 발생할 수 있다. 시공 중 찢김·손상 발생 시에는 수분이 직접 OSB 합판과 접촉할 위험이 있다.

특히 주름 방향을 잘못 설치하거나 수평 이음부의 잘못된 레이어링·테이핑으로 설치하면 상부에서 내려오는 물이 하부 시트 위로 넘어가 누수 및 결로 발생하게 된다. 
결국 아무리 기능이 좋은 자재라도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꼼꼼하게 시공할 때 비로소 성능을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