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건축사 시험 합격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건축사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다. 5년 이상의 건축학 학위과정이 개설되어 인증을 받은 대학이나 혹은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3년 이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사사무소에서 수련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최소한 8년의 준비 끝에 시험에 응시한다고 해서 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13년도 시험에서는 4,618명이 응시하여 589명만이 최종합격하여 12.8%의 합격률을 보였다. 매년 건축사시험의 합격률은 10% 정도이다. 의사나 약사시험 합격률이 90%가 넘는 것에 비하면 가장 합격하기 어려운 국가고시가 건축사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뚫고 건축사가 된다고 해도 보상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국세청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에 개인사업자 수가 가장 많은 전문직은 건축사였다. 부가세 신고 건수를 보면 건축사가 8,576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평균 매출액은 1억 1,600만원으로 전문직 중 가장 낮았다. 657건을 신고하고 평균매출이 6억 3,500만원인 변리사와 비교하면 건축사들이 가장 많이 일하고 가장 적게 벌었다고 할 수 있다.
2012년 국세청 국감자료를 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건축사의 18.4%가 연간 소득 1200만 원 이하 신고자로 드러났다.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등 8개 직종에 종사하는 전문직 개인사업자 중 감정평가사의 18.8% 다음 순위를 차지하는 반갑지 않은 2등이다.
전국 대학의 건축학과 정원 문제에서부터 건축사 자격요건, 건축사 시험 합격률까지 건축학계와 건축업계가 오랜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보완해 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작과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2013년도 건축사 시험 합격자에 대한 합격증 수여와 윤리교육이 있었다. 되기는 어렵고 되고 나서도 살아남기가 녹록치 않은 직업이 건축사임에도 합격생들의 뜨거운 열정이 회관을 가득 채웠다. 새로 건축사가 된 분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