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 특별강연] 김재경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목조건축의 힘은 결구미를 보여주는 것”

동아시아 목조건축 결구 재해석, 전통과 현대를 잇는 설계 못을 배제한 구조 실험으로 합리적·경제적 목조건축 제시

2025-09-22     조아라 기자
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가 열린 9월 13일 김재경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디지털 장인 정신: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새로운 탄생’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가 열린 913일 김재경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디지털 장인 정신: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새로운 탄생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김재경 교수는 한국 건축교육은 문화적 정체성보다 서양 건축 위주로 교육을 받는 것 같다한중일 등 동아시아를 답사하면서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운을 뗐다

김재경 교수는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결구부인 공포(栱包, 처마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부재)를 새롭게 해석한 디자인 작업을 토대로, 직접 작품으로 연결한 사례를 소개했다. 상주에서 진행한 세 그루집, 진주의 빛의 루:물나루 쉼터, 경주의 한의원 등이다. 김 교수는 못과 같은 금속을 최대한 배제한 채, 목재를 서로 엇갈리게 하는 방식으로 나무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상주 세 그루집은 전통 목조건축의 지붕 아래 디테일을 응용한 구조체로, 동아시아 목조건축의 결구법을 적용해 형태적 자유로움을 추구한 작품이다. 전통 방식을 재해석해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결합만으로 지붕을 지탱하게 하는 등 재료가 가진 순수한 힘을 담았다. 이 작품으로 김 교수는 2019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대상을 받았다

전주 ‘빛의 루:물나루 쉼터’ 설계과정을 소개 중인 김재경 교수(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전주 빛의 루:물나루 쉼터는 촉석루(14세기), 국립진주박물관(김수근, 1984), 경남문화예술회관(김중업, 1988) 등이 보이는 곳에 위치한 작품이다. 김 교수는 진주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며, 전통 건축의 재해석을 담았다. 촉석루의 여섯 기둥을 오마주해 전통 건축의 공포와 같은 가구식 구조 결구로 여섯 개의 나무로 재탄생시켰다. 이 작품도 나무를 엇갈리게 맞춰 쌓아올린 다포(多包, 공포를 기둥 상부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 상부에도 설치한 공포 유형) 양식이 적용됐다. 이 작품도 캐나다 우드 디자인 앤 빌딩 어워드(Wood Design & Building Award) 최우수상을 비롯해 2022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누리쉼터상을 수상했다.  

끝으로 경주의 한의원으로, 김 교수는 한옥의 주요 부재인 대들보가 없는 현대적 한옥을 설계했다. 진흙을 쓰지 않는 건식공법으로 지붕 무게를 줄였고, 대들보 대신 강철 케이블로 구조를 보강해 전통 한옥보다 3040% 가량 목재를 덜 사용했다. 갤러리로 쓰는 공간은 오스트리아산 집성목을 가공해 거대한 아치 기둥을 만들어 고딕 성당의 내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재경 교수는 목조건축의 힘은 결구미를 보여주는 데 있다철물을 최대한 숨기고 목조가 할 수 없는 부분에서만 철물을 방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한옥을 설계하면서도 독특한 공간미와 구조미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