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 기조강연] 야마모토 리켄 “도시 시스템 형성·미래 공동체 구축에 건축사 역할 중요해”

2025-09-16     조아라 기자
‘공존의 건축, 공동체를 위한 건축의 응답’을 주제로 2024 프리츠커상 수상자 야마모토 리켄이 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2024 프리츠커상 수상자 야마모토 리켄이 제21차 인천 아시아건축사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야마모토 리켄은 지난 911일 송도컨벤시아 전시홀에서 공존의 건축, 공동체를 위한 건축의 응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야마모토 리켄은 프리츠커상 수상 이후 방문했던 필리핀,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베네수엘라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약화된 인간관계와 공동체 유대를 회복시키는 수단으로서의 건축의 역할을 조명했다

제가 방문한 곳들은 슬럼이라고 불리는 빈민지역입니다. 슬럼 지역으로 칭해지지만, 제가 본 그곳은 공동체를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주거 공간과 식당, 상점 등이 모여 있어 자체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했고, 농구나 배드민턴처럼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도 있는 매우 공동체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이어, 그는 필리핀 마닐라의 발랑가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캄풍,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바리오 등에서 받은 인상을 공유했다. 발랑가이는(Barangay) 필리핀의 최소 자치 단위이며, 캄풍(Kampung)은 작은 마을단위, 바리오(barrio)는 마을 등을 뜻한다.  

좁은 골목과 공유 공간, 서로를 돌보는 문화가 결합된 이런 지역은 현대화된 도시와 다릅니다. 사람들은 도시화된 곳을 선호하고, 정부는 슬럼 지역을 없애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슬럼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방식은 도시에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끝으로, 야마모토 리켄은 베네수엘라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베네수엘라의 수도인 카라카스의 페타레와 산 아구스틴 지역의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다.  

카라카스의 도시 시스템을 지키면서 어떻게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 프로젝트입니다.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재료를 활용했고, 시공 과정에서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저는 건축사가 미래 도시를 위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 시스템을 형성하고 미래 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건축은 정치가 아닙니다. 건축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며 공존하기 위해 건축과 건축사가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