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상용 건축사 “실생활과 밀접한 세부 업무 적정 대가기준도 마련되길”

I am KIRA 신입회원 인터뷰 – 소상용 건축사(광주광역시건축사회) ‘부분’ 아닌 ‘전체’로, 건축주와의 작업에서 시각 확장해 “협회서 표준 디테일 모음 제공한다면, 건축 역량 더 향상될 듯”

2025-07-21     조아라 기자
소상용 건축사·소아키 건축사사무소(광주광역시건축사회)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건축 공간으로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이것이 제가 지향하는 건축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주의 내면에 흐릿하게 존재하는 공간 이미지를 끌어내고, 그것을 저만의 건축 언어로 해석해 조화롭게 구현하는 것이 건축사로서의 제 역할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건축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 꿈이자 비전입니다.” 

말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들으려는 섬세함으로 설계에 임하는 소상용 건축사(소아키건축사사무소). 건축사로서 그가 진짜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대학 졸업 즈음, 건축설계를 평생의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사무소 개소는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였습니다. 소아키건축사사무소는 하나의 이정표로서,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과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한 시작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품어온 꿈을 실현하게 되어 큰 성취감과 설렘, 그리고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운이 좋게도 개소 직후 첫 번째 건축주를 빠르게 만났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이 없었음에도 저를 믿고 프로젝트를 맡겨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섬세하고 꼼꼼한 스타일의 건축주와 함께 일하며, 설계의 전반적인 디테일뿐 아니라 외부 공간, 설비 라인, 조경 계획 등 건축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 프로젝트와 건축주의 영향을 바탕으로 지금의 소아키건축사사무소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카페 루브시 전경(설계=소상용 건축사·소아키 건축사사무소, 사진=송기호)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람마다 고유한 지문이 있듯, 건축사마다 자신만의 건축 세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주 역시 내면에 자신만의 건축을 품고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그것이 뚜렷하지 않거나, 건축적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건축 공간으로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이것이 제가 지향하는 건축 철학입니다

건축주의 내면에 흐릿하게 존재하는 공간 이미지를 끌어내고, 그것을 저만의 건축 언어로 해석해 조화롭게 구현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건축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건축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 꿈이자 비전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부터 건축주가 말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들으려 노력합니다. 표면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축주의 삶의 방식, 가치관,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공간에 대한 감각을 최대한 끌어내고 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건축사협회는 건축사의 권익과 위상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의무가입 제도는 건축사들을 하나로 묶고 단결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사나 정책, 그리고 건축사에 대한 인식 개선 및 홍보 활동이 더욱 활발히 이어지길 바랍니다. 개인의 권익을 넘어, 건축사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삼다리 주택 (설계·사진 제공=소상용 건축사·소아키 건축사사무소)

Q.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사무소를 처음 개소할 때 필요한 서류 양식이나 도면 레이어 등이 표준으로 제공되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을 기준 삼아 각 사무소가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이제 막 시작하는 사무소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협회 차원에서 디테일 모음을 만들어 제공해주었으면 합니다. 루버 간격, 창호 깊이, 처마 끝선 등 세세한 디테일에 따라 디자인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표준 디테일 모음이 제공된다면, 우리 건축 전반은 물론 각 사무소의 역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등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계비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신축이나 증·개축 설계비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정작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세부 업무에 대해서는 적정 대가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용도변경, 집합건축물 구분등기 변경, 철거계획서 작성, 해체신고, 아파트 발코니 확장 행위허가, 단순 기재사항 변경 등이 있습니다이러한 업무는 많은 건축사들이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영역인 만큼, 공정한 기준이 마련된다면 건축사의 정당한 대우는 물론, 직업적 지속 가능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